사설.칼럼
【데스크칼럼】'정직함이 담긴 농산물'
김현종 전북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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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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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초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탐스런 열매의 육감적인 몸통에서 정직한 농부의 마음을 떠올려 본다.

 

언제부터인가 유기농이라는 방식의 농업은 비료와 농약에 의존하는 농업에 비해 더 생태적이고 우월한 경작 방식이라는 믿음이 일반화됐지만 색이 선명한 과일 및 채소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경향이 강해지면서 먹거리 불안감 역시 증폭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북 장수군은 대자연과 어우러진 친환경 이미지를 모토로 '한우사과오미자토마토'Red 농산물을 특성화한 지역 특산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축제 개최 및 추석 명절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살충제 계란 파동에 따른 국민들의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차원으로 인공 착색제 또는 성장촉진제를 사용하는 농가가 없는 지 살펴보기 바란다.

 

물론, 고산지대의 청정 자연환경에서 재배되고 있는 특성 및 올해는 추석이 늦어 착색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당도가 높고 탐스럽게 익어 때깔 등을 걱정하지 않고 좋은 품질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지만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

 

제수용 또는 선물용으로 모양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정직하지 못한 극히 일부 몰지각한 재배농가의 경우 인공 착색제 또는 호르몬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귓전을 자극하고 있다.

 

과일 중 사과의 때깔은 특히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사과의 때깔은 '옅은 붉음' 이다.

 

햇볕을 받지 않은 사과 아랫부분에 때깔을 내기 위해 반사판을 깔았다면 사과의 익음 정도를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자연 상태에서 사과가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햇볕을 받지 않는 아랫부분의 색깔이기 때문이다.

 

덜 익었으면 아랫부분에 약간 푸른색이 감돌고 다 익은 것은 노르스름하다.

 

때깔은 예쁜데 풋내가 나고 당도가 떨어지는 사과는 다 이유가 있다.

 

성장촉진제인 지베렐린 처리를 한 사과는 크기만 클 뿐 덜 익은 과일이기 때문에 단맛이 떨어지고 조직감이 약하며 저장성도 떨어져 금방 물러버린다.

 

최근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과 무항생제 등 친환경 식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도 폭발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지만 소비자들이 맛과 품질이 뛰어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장수사과를 선호하는 것을 악용해 원산지 둔갑 판매 행위가 발생할 우려 역시 높은 만큼, 이에 따른 단속과 점검도 서둘러 줄 것을 당부한다.

 

인증 받지 않은 식품을 유기농무항생제 등 친환경 식품으로 둔갑시켜 비싸게 판매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되고 있는 현실 속에 먹을거리를 가지고 소비자를 속이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안전한 식품을 선택해 먹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경제적으로도 부당한 손해를 끼쳐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결국 농민을 죽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원산지 표시는 그 물품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재배 또는 사육되었는가를 표시한 것으로 소비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외형이 같다고 속까지 같을 수 없는 상황에 질이나 맛이 다른 물품을 속여서 판다면 그 물품을 매입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할 뿐만 아니라 이것은 소비자를 상대로 한 사기행각이라 할 수 있다.

 

정직한 농부가 생산한 정확한 원산지 표기는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는 동시에 공공신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나쁜 성분이 들어있지 않고 고유의 영양소가 꽉 차 있는 먹거리를 만나기가 정말 쉽지 않는 현실이 돼 버려 안타까울 뿐이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갈 길이 아직 멀다는 생각에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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