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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불행의 역사 교훈 삼아야
기사입력: 2018/04/08 [01:23]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전북판
김현종 전북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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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강요강요미수뇌물수수뇌물요구 등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66)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지 355일만인 지난 6일 중형인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다.

 

'비선실세'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유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 대통령의 1심 선고는 역사적 의미가 깊다.

 

온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결국 평화적 촛불혁명을 일으켰던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이자 최종 책임자인 만큼, 사법부는 공소사실 18가지 혐의 가운데 16가지를 유죄로 인정하고 엄중한 처벌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이 결정된 지 393구속 기소된 지 355일 만의 단죄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첫 부녀(父女)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입성했지만 탄핵된 첫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중형을 선고받은 세 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현재 대법원 확정판결이 남아있지만 1심 형량인 24년을 복역한 뒤 벌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최대 3년의 노역장에 유치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동안 구치소에서 1년을 복역했으니 만기 출소할 경우 93세까지 교도소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종신형에 가깝다.

 

또 국정원 특수 활동비 수수대통령 당시에 총선 공천에 개입한 의혹 등 아직 2가지 재판이 더 남아있는 만큼, 여기에서도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복역 기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전직 대통령들이 교도소에 있을 때 국민통합과 정치적인 화해 차원에서 사면이 이뤄졌다.

 

전두환 대통령도 무기징역을 확정 판결받은 이후 수형생활을 한지 2년 정도 있다가 특별사면을 받아 출소했고 노태우 대통령도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2년 정도있다가 특별사면으로 나왔다.

 

이 같은 선례를 근거로 박근혜 대통령도 특별사면이 결국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결국, 정치적 상황과 국민들의 여론을 살펴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명박 대통령도 1심 판결이 있으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유죄가 확정된다면 전직 두 대통령이 교도소에 있게 된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 시간이 지날수록 굉장히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국제적으로 봤을 때도 전직 대통령이 국정운영 과정에 또는 그 이전에 설사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죄는 미워하지만 사람은 미워할 수 없는 이런 측면을 놓고 보더라도 국격을 유지하는 측면에 임기 막바지나 다음 정권에 사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재판이 모두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 사면 문제를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고 너무 빠른 것 같다.

 

19605월 아르헨티나에 숨어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체포됐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럽 각지에서 유대인을 체포해 수용소 강제 이주를 지휘한 특급 나치 전범이었다.

 

이듬해 411일 그는 이스라엘 법정에 섰고 이 재판은 전 세계 37개국에 생중계됐다.

 

재판 첫 날 법정 서기는 15개의 죄목을 읽어 내려갔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수백만명 학살리투아니아 8만명 학살라트비아 3만명 학살우크라이나 75,000명 학살.

 

아이히만은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행위에 대해 속죄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뭘 잘못했지? 시킨 대로 했을 뿐인데"하는 표정이었다.

 

현장에 있었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그의 모습에서 '악의 평범성'을 읽어냈다.

 

아이히만의 섬뜩한 표정은 수용소에서 살아 난 유대인들의 생생한 증언과 함께 고스란히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그리고 1962531일 텔아비브 외곽의 라믈레 교도소에서 아이히만의 사형이 집행됐다.

 

2015년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된 '아이히만 쇼'는 이 재판 과정을 생중계한 제작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였다.

 

백인 전처와 그의 연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 프로 풋볼 스타 OJ 심슨 재판은 19946월부터 14개월 동안 생중계됐다.

 

그 기간 동안, 미국인의 눈과 귀는 TV 화면에 집중됐다.

 

모든 정황은 심슨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흑인의 우상이었다.

 

드림 팀이라고 불린 그의 초호화 변호인단은 사건을 '인종차별의 관점'으로 몰고 갔다.

 

작전은 주효했고 그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만일, 재판이 생중계되지 않았다면 상황은 바뀌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1심 판결이 지난 6TV로 생중계됐다.

 

사법사상 처음 열린 하급심 생중계인데다 다른 사건의 선례가 될 수 있어서인지 관심이 뜨거웠다.

 

대통령은 법치의 이름을 빌려 정치보복을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과연 전직 대통령이 맞았는지 '의문부호'가 던져지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형사소송법 제2772항에 따라 피고인의 출석 없이 선고공판을 진행했고 그 상황은 TV 생중계를 통해 권력을 가진 사람이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고 이를 제멋대로 휘두른 준엄한 경고를 역사에 선명하게 기록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불행의 역사에 대한 종지부를 찍고 과연 어떤 교훈을 얻느냐는 것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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