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전북지역 주요 터미널과 역에는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의 모습이 조금씩 늘고 있다. 명절이 특별한 이유는 "고향"이라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등고선을 따라 하나 둘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 정은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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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고향을 떠나 북태평양 먼 나라로 나간 연어는 그 차디찬 바다에서 훌쩍 어른이 된다.
2만km 어릴 때 맡았던 물 냄새를 기억하며 돌아오는 그 기나긴 여정.
그들을 회귀하게 만드는 건 그리움이 아닐까.
어쩌면 고향은 팽팽하게 당겼던 마음의 활줄을 풀어놓는 이완의 공간이 아닐 까 싶다.
저마다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며 각자의 시간을 사는 보통의 우리.
명절이 특별한 이유는 '고향'이라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등고선을 따라 하나 둘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각인된 기억을 따라 먼 길 떠나는 연어의 행렬처럼 올 추석도 많은 이들이 잊고 지내던 향기를 그리며 그곳으로 향하리라.
당신의 귀환을 기다리기라도 하듯 이미 고향은 채비를 마쳤다.
이제 고향 가는 기차는 쉴 새가 없다.
노오란 대지의 리듬에 맞춰 달리고 또 달린다.
너무나 무더웠던 여름‧가을이 걱정됐다.
이러다 저 더위에 뭐가 남아 날 까.
사람도 타고 과일도 타고 곡식도 탔다.
그러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은 더위를 딛고 오아시스를 만나듯 선선한 바람을 맞았다.
하지만 또다시 폭우, 폭우는 모든 걸 떨궜다.
과일은 땅에서 뒹굴었고 사람들은 고개를 떨궜다.
무더운 여름에서 가을로 오기까지 목도 탔고 비바람도 맞았다.
이렇게 팍팍한 삶을 견디며 살아온 까닭은 무엇일까?
볼을 스치고 지나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파란 하늘을 본다.
그사이 밤송이가 희망의 달빛처럼 입을 벌리고 섰다.
추석이다.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 전북지역 주요 터미널과 역에는 귀성객 및 역귀성을 위해 기차와 버스를 기다리는 인파가 몰리면서 다소 혼잡했지만 표정은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날 생각에 피곤한 기색을 잊고 설렘이 가득했다.
이날 오후 3시 20분 전주 고속버스터미널 매표소에는 선물 꾸러미와 여행용 가방을 든 시민들로 평소에 비해 북적였고 버스마다 내리는 사람들은 선물을 한 아름씩 안은 채 밝은 표정을 짓는 정겨운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역 귀성객에 나선 어르신들은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도착예정 시간을 알렸고 꿀맛 같은 휴가를 나온 장병들도 밝은 표정으로 고향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전주에서 서울로 향하는 KTX 열차는 대부분 매진돼 입석만 남았고 KTX 익산역에서는 출향인과 가족들의 반가운 만남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 전주 모래네시장과 중앙시장 등 주요 전통시장 및 대형마트에는 선물을 고르거나 제수용품를 구입하기 위해 나선 시민들로 크게 붐볐고 일찍 업무를 마친 직장인들의 차량 행렬이 섞이면서 시간이 흐를 수 록 지‧정체 구간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는 "올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전북권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1일 평균 약 37만3,000대로 지난해 35만6,000대보다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 서울→전주(귀성) 평균 소요시간은 지난해보다 1시간 50분 증가한 6시간 10분으로 예측됐으며 전주→서울(귀경) 평균 소요시간은 귀성 때보다 50분 감소한 5시간 50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