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칼럼】현대사회와 조선시대의 낙태죄
안병일 = 본지 전북취재본부 논설위원
기사입력: 2019/04/16 [09:35]  최종편집: ⓒ 브레이크뉴스 전북판
김현종 기자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안병일 = 글로벌사이버대 겸임교수 & 본지 전북취재본부 논설위원.                                                     © 김현종 기자

현대사회에 있어 낙태(落胎)는 임부(妊婦)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 존중 그리고 원치 않는 임신과 계획되지 않은 임신을 예방해 임부의 건강을 위한 부분 등 복잡 다양한 사안으로 신중한 사회적 합의가 요구되는 시점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중요한 시점에 지난 11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낙태죄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재판관 4명은 헌법 불합치‧3명은 단순 위헌 의견을 냈고 2명은 합헌 의견으로 낙태죄가 66만에 헌법불합치 결정됐다.

 

아울러,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법 조항은 형법 제269조의 "낙태한 여성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으로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와 2020년 12월 말까지 형법 조항을 개정할 것"을 결정했다.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학습용어사전 법과 정치엔 어떤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 그 법률이 사실상 위헌에 해당하지만 법조문을 그대로 남겨둔 채 입법기관이 새로 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할 때까지 효력을 중지시키거나 한시적으로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지난 14일 보건복지부는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보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처분을 형법 등 관계법 개정 때까지 시행하지 않고 계속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낙태죄(落胎罪)에 대해 법률용어사전에는 "자연의 분만기에 앞서서 인위적으로 태아를 모태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로 태아가 살아있어도 낙태이고 약물 등으로 모체 내에 살아있는 태아를 죽이는 경우도 포함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엔 어떠했을까?

 

낙태란 용어가 조선조 문헌에 처음 표기된 것은 태종실록에서 볼 수 있는데 1418년 4월조에 "근래 강희중 처가 임신하였는데 양홍달이 배 한가운데에 덩어리가 생겼다고 생각하여 뜸을 떠서 낙태(落胎)한 뒤에야(중략)"라 말하고 있다.

 

낙태라는 용어가 조선왕조실록에 27회 등장하고 있는데 세종실록(1426년)엔 "(중략) 백정 박문의 아내 웅덕을 발로 차서 낙태하여 죽였으니 형률에 의해 교수(絞首- 목을 졸라서 질식시키는 사형 방법)에 처해야 한다"고 형조에서 국왕에게 아뢰어 재가를 받았다.

 

조선전기인 1428년(세종 10년)엔 사헌부가 국왕에 아뢰기를 "(중략)임신한 부녀자를 구타하여 낙태하게 하였습니다. 청컨대 장 1백에 자자(刺字-얼굴에 글자를 새김)하게 하소서(중략)"라고 세종실록에 기록돼 있다.

 

조선 중기인 1583년(선조 16년)에는 "형조가 임산부를 형문(刑問-죄인의 정강이를 때리며 죄를 심문하던 형벌)하다가 낙태가 되어 죽게 되자 색낭청 김건, 참의(현,부처 국장)권수를 파직하고 참판(현 차관)윤탁연, 판서(현 장관) 강섬을 체직(遞職-전보발령)하도록 명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조선후기인 1895년 3월(고종 32년)엔 내무아문에서 각도에 훈시(訓示)하기를 "(중략) 부녀자가 독약을 마시고 낙태하는 일을 금지 할 것(중략)" 이라 훈시를 내린 것을 보면 독약을 마시고 낙태를 시도하는 임부들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사회는 임부를 구타하여 낙태시켜 사망케한 사람에게는 교수형(絞首刑)에, 구타하여 낙태시킨 사람에겐 장 1백대를, 관청에서 심문하다 낙태로 사망에 이르렀을 경우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직을 파직하거나 전보시켰다.

 

이런 사료를 통해 살펴보면 조선사회는 현대사회와 같은 낙태라는 용어 보다는 임부를 폭행해 낙태를 시키고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가 하면 관청에서 심문하다 낙태시키는 등 자신이 원치 않는 타의에 의한 낙태가 주를 이루고 있어 현대사회의 낙태와는 다름을 알 수 있다.

 

 

<ⓒ 브레이크뉴스 전북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광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