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 칼럼】'일상과 방역의 조화'
김현종 전북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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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0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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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되고 오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 체제로 전환된다.

 

지난 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아직 대내외 위험은 여전하지만 대체로 방역망 내에서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평가"라며 코로나-19 생활방역체제 전환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22일 1차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된 지 45일 만에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상당 부분 되찾게 됐다.

 

생활방역 전환은 가중되는 국민 피로도와 경제영향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국내 확진자 발생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만큼, 계속 유지하려면 사회 ・ 경제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유입과 국내의 산발적인 감염사례가 잇따르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있기에 생활방역 전환을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어 씁쓸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생활방역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 총리가 생활방역에 대해 '어느 정도 방역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경제 ・ 사회활동을 재개하는 절충안일 뿐'이라고 강조한 것 역시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직설적으로 언급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어쩔 수 없이 도출해낸 모험적 정책결단에 가깝다.

 

코로나-19 위험이 없어졌다거나,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는 신호로 잘못 받아들여서는 절대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생활방역은 국민 개개인이 '방역의 주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 ・ 경제적 활동을 보장받는 대신 스스로 자가 방역을 책임지고 수행해야 한다.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다 잠시 체증이 완화된 고속도로 상황과 비슷하다.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등 오히려 운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순간이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보상받기 위해 무리하게 가속 페달을 밟았다가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병 사태라는 긴 터널을 빠져 나가는 과정에 그동안 방역 당국이 운전자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개개인이 1차 방역망인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그만큼, 국민 개개인의 시민 의식과 위생 관념이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가 바로 생활방역이다.

 

도내 일부 자치단체장의 경우 장학금 내지는 성금 기탁자들과 사진을 촬영하거나 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에 마스크를 벗고 주재하는 장면이 더 이상 언론에 공개되지 않기를 바란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 누구를 만나든지 마스크는 서로에게 에티켓 소품이 되어야 하니까 말이다.

 

또한 손 씻기 및 기침예절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은 물론 업무나 운동을 할 때도 최대한 접촉을 피하고 아프면 일정 기간 집에 머무는 등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모범적인 생활습관을 실천해왔다.

 

이제 '일상과 방역의 조화'라는 새로운 도전에 힘을 모을 때다.

 

술잔이 오가는 유흥업소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지난 2월 중순 신천지 증거장막성전 대구교회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지만 ‘나 하나쯤이야’ 하는 순간적인 방심은 또다시 집단감염의 시초가 될 수 있다.

 

당국에서 아무리 긴장하고 수칙을 강조해도 현장에서 지키지 않으면 허사가 되는 것처럼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는 그 날까지 모두가 인내심을 잃지 말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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