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대병원이 국내에서 이뤄진 수술 중 최고령 환자인 106세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한 탈장수술에 성공했다. (전북대병원 전경) / 사진 = 브레이크뉴스 전북취재본부 DB © 신성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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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이뤄진 수술 중 최고령 환자인 106세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한 탈장수술이 성공했다.
25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소아외과 정연준 교수팀이 서혜부탈장이 재발한 106세 환자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06세 환자의 탈장 재발 수술의 성공은 이제까지 국내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최고령으로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한 삶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고 있다.
주인공은 1910년생으로 올해로 만 106세에 이른 허윤섭 옹이다.
50여년전 양쪽 서혜부탈장 수술을 했던 어르신은 7년 전부터 왼쪽 서혜부탈장이 재발해 수년간 고통을 받고 있었다.
탈장이 재발되기 전에는 지인들과 정기적인 모임도 갖고 집안의 텃밭을 직접 가꿀 정도로 건강했던 허 옹은 탈장 이후에는 외출은 커녕 통증 때문에 앉아서 식사하거나 수면을 곤히 취하기도 어려웠다.
탈장 수술을 받기위해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고령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을 당해 수년간 불편한 삶을 감수해야했다.
그렇게 남은 생(生)을 탈장의 고통을 안고 살아야한다고 체념했던 허 옹이 수술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7일 전북대병원을 찾으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수술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는 난관이 있었다.
담당 전문의로부터 수술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전달 받고 수술 의지를 피력했지만 가족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허 옹은 고령에 전신마취를 감내하기에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수술을 반대하는 3남 2녀의 자녀들에게 "하루를 살아도 좋으니 탈장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아버지의 간곡한 설득에 자녀들은 어렵게 수술에 동의했고 지난 11일 수술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1시간여의 수술시간을 거쳐 무사히 수술을 마쳤고 회복속도도 빨라 수술 불과 1주일 만인 지난 17일 무사히 퇴원했다.
탈장은 내장을 받쳐주는 복벽(근육 및 근막)이 약해져서 장기가 밀려나오는 증상으로 구조적인 결함 때문에 자연치유나 약물로는 불가능해 최선의 치료방법이 수술이다.
탈장치료는 직접 절개를 하기도 하고 복강경 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젊은 사람의 경우 수술이 크게 어렵지는 않고 회복속도도 빠르다.
하지만, 나이가 많으면 심폐기능의 저하로 마취 등 수술에 따른 위험성이 커진다.
더욱이 재발의 경우 대부분 전에 받은 수술방법의 정보가 없고 해부학적 구조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탈장 부위의 해부학적 구조를 완벽히 이해해야하는 등 집도가 까다롭다.
이런 이유로 허 옹이 전북대병원을 찾기 전까지 여러 병원을 찾았지만 수술을 해주지 않아 수년간을 통증의 고통 속에 보낸 것이다.
허 옹의 수술을 집도한 전북대병원 소아외과 정연준 교수의 경우 탈장수술 전문의로 까다로운 소아환자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천 건의 탈장 수술을 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고난위도 수술인 106세 어르신의 수술을 결정했다.
정연준 교수는 "환자가 고령임을 감안해 수술 후 재발과 통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점을 뒀다"며 "노년층 환자의 경우 지병이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수술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데 어려운 결정을 해준 가족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환자가 남은 생을 건강하고 편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 옹은 "다른 병원에서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는데 어려운 수술을 하겠다고 선뜻 나서준 담당의료진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죽을 각오까지 하고 받은 수술인데 이렇게 건강한 몸을 돌려주신 것에 보은하는 마음에서라도 남은 생 건강하게 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