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칼럼】'까발리기 토론' 이제 그만!
김현종 전북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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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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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이런 수준 이하의 TV 토론을 국민들이 지켜봐야 하는지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3일 진행된 대선 후보 TV 토론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유권자들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TV 토론을 지켜보는 것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들의 리더십과 정책 역량 및 도덕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정작 후보들은 이런 본질과는 아무 상관없는 서로 물고 물리는 네거티브 공방에만 열을 올릴 뿐이었다.

 

지난 두 번의 토론회가 '초등학생 말싸움' 이라는 혹평을 받고서도 되레 상호 비방 수위만 더 높아졌다.

 

이날 토론 주제는 외교안보와 정치였다.

 

때마침 미국이 북한을 타격해도 중국이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외신보도가 이어지는 등 한반도 정세가 요동을 치는 상황이라 토론회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더 높았다.

 

그렇다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북한 김정은 정권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당연히 토론의 핵심이 됐어야 했다.

 

하지만 판을 쥐고 흔드는 '트럼프'라는 이름 석자는 귀를 씻고 들어도 들리지 않았다.

 

대신 그 자리는 유엔 북한인권결안 표결 당시 북한의 의견을 물었다는 '송민순 쪽지' 파동으로 채워졌다.

 

여기에 주제와는 무관한 특정 후보의 대학시절 성폭행 공모 의혹가족 불법 채용 논란 등 상대방 흠집 내기 공방이 가세했다.

 

안보 상황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지경인데도 과거 문제와 네거티브에 매몰돼 이전투구만 벌였던 것이다.

 

이런 상황이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 토론의 수준일 뿐이었다.

 

이번 대선은 선거 기간이 다른 때에 비해 짧다.

 

후보들에게 TV 토론은 자신의 국가경영 능력을 국민들에게 알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아까운 시간을 네거티브와 입씨름으로 흘려보내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한 조사에 따르면 후보들은 선거기간 중 하루에 10건 가량의 브리핑과 논평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 가운데 국민 생활과 국가 정책에 관한 내용은 1건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 9건은 상대 캠프의 일탈과 말꼬리 잡기경쟁후보 가족 의혹 등 네거티브에 관한 것이다.

 

이런 판에서 정책 선거를 기대하는 건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緣木求魚)이나 다름없다.

 

상대를 깎아내린다고 결코 자신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후보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내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는 TV 토론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이번 대선은 마치 차 문을 닫지도 않은 채 출발하는 소위 '개문발차(開門發車)'요 중간 정거장에 단 한 번도 정차를 하지 않고 급히 목적지만을 향해 달려가는 직행열차 같기도 하다.

 

아직 상당수 유권자들이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보층이나 부동층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은 후보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할 정보를 갖지 못하거나 선뜻 내키는 후보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각 후보에 대한 정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후보 스스로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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