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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수심 친부… 태연하게 폭행 재연
경찰, 고준희양 시신 유기사건 현장검증 실시
최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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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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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를 가진 딸이 숨지자 친부 고씨가 점퍼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지난해 4월 27일 자신의 선산이 있는 군산 내초동 한 야산에 30cm 정도 구덩이를 파고 유기하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 최인규 기자


 

 

 

장애를 가진 딸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친부 고 모씨(37)와 내연녀 이 모씨(36)내연녀의 어머니 김 모씨(62)에 대한 현장검증이 4일 실시됐다.

 

이날 고씨는 점퍼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경찰과 함께 자신이 거주하던 완주군 봉동읍 아파트에 도착해 딸을 폭행한 전반적인 과정을 태연하고 담담하게 재연했으며 주민들은 "살인자다. 얼굴을 공개하라"며 비난과 욕설을 퍼부었다.

 

고씨는 주방에서 30cm 자를 들고 "지난해 129일 친모에게 준희를 데려왔다. 준희가 말을 듣지 않아 자로 등과 엉덩이를 때렸다"며 경찰이 미리 준비한 마네킹을 수차례 때리는 시늉을 재현했고 지난해 3월 말 밥을 제때 먹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의 발목을 여러 차례 밟는 모습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아파트에서 20분 가량 진행된 현장검증을 마친 뒤 상태가 나빠진 준희양을 차량에 싣는 장면을 재연하며 "아픈 준희를 차에 실었는데 이미 숨진 뒤였다.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숨이 돌아오지 않았다학대는 했지만 그것 때문에 숨진 것은 아니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특히, 고씨는 "학대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오. 아이를 학대하고 폭행한 적 없습니다"라고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는 치밀함을 드러냈다.

 

고씨는 그러나 "아이에게 죽을 때까지 미안하다. 평생 사과하고 반성하고 빌며 살겠다. 아이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체 유기 장소인 군산시 내초동 야산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는 고씨와 김씨가 준희양의 시신을 트렁크 밖으로 옮긴 뒤 유기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내연녀 김씨는 "집에 데려왔을 당시에는 아이가 살아있었는데 조금 후에 죽었다"며 고씨와 다소 상반된 답변을 한 뒤 "신고 문제를 놓고 고민하다 암묵적으로 아이를 유기하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됐다"고 실토했다.

 

김씨는 또 "어린이날에 인형을 사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준희양이 죽은 날 곰인형을 구입해 노잣돈과 함께 넣어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고씨와 김씨가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현장검증을 실시했으며 아동학대치사와 시신 유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영유아 보육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고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고씨 등은 지난해 427일 군산시 내초동 고씨의 선산에 깊이 30가량의 구덩이를 파고 준희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의 친딸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준희양 친부의 악행이 수사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고씨는 준희양이 자신의 내연녀를 힘들게 한다는 이유로 발목을 짓밟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다쳤는데 병원조차 데려가지 않았으며 숨지기 직전에는 거의 기어서 생활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 준희양을 암매장한 뒤에도 매월 양육수당 10만원씩을 챙겨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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