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와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등으로 목조건물 화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폭됐지만 예방이 미흡해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화재에 취약한 목조건물의 경우 만일 불길에 휩싸이면 삽시간에 속수무책으로 전소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전기 코드를 뽑는 등 원인 자체를 제공하지 말아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주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오전 2시 10분께 천년고찰 내장사 ‘대웅전’이 전기적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마로 목조건물인 대웅전(89㎡)이 전소됐고 탱화(佛畵) 3점과 불상 1점․대웅전 뒤편 야산 165㎡가 소실됐다.
경찰은 “CC(폐쇄회로)TV 판독결과 화재가 발생한 시간대 ‘법당’에 출입한 사람이 없고 내부의 난방 전열 기구에서 불꽃이 일어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정확한 발화점을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조사결과 맨 처음 불이 난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사찰 관계자가 아니라 CCTV를 지켜보던 보안업체 직원이었으며 사찰 안에는 불이 나면 소리가 나는 화재 감지시스템 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초동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내장사에도 소방차가 배치됐지만 올해 초 노후화를 이유로 폐기처분 된 이후 소방차량 대신 방수총 시설을 추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986년 국보인 ‘미륵전’을 포함 10여점의 보물급 문화제가 있는 김제 ‘금산사’에서 타 종교 신도의 방화로 인한 화재로 보물 제476호였던 ‘대적광전’이 불길에 휩싸여 붕괴되는 등 불상과 불화가 모두 소실됐다.
2005년에는 김제 ‘흥복사’에서 전기누전으로 불길이 치솟아 대웅전과 불상 등을 태웠고, 2008년 고창 ‘문수사’의 요사채(숙소)에서 불이 나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전통사찰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하지만, 전통사찰로 지정된 114곳 가운데 대부분 초동 진압을 하기에 역부족 상태인 소화전과 방수총 등의 시설만 갖춰져 있을 뿐 현재 소방차가 배치된 곳은 완주 ‘송광사’와 ‘금산사’ 2곳 뿐이다.
/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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