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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골든타임 놓친 “생사의 갈림길…”
침몰 당시 탈출 지연으로 피해 규모 키우는 등 총체적 비난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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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4/1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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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과 인재가 부른 대형 참사, 후진국형 사고 안타까움

 

 

 

지난 16일 전남 진도 부근 해상에서 476명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하는 청천벽력 같은 비보가 타전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 사고와 관련, 세계 언론으로부터 후진국형 인재(人災)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은 사고 대응 매뉴얼의 부재에 따른 초기대응이 미흡했고 탑승자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세월호침몰은 기상상태를 무시한 운항·선박회사의 안전대책 무방비·해상교통의 안전체계 미흡·안전불감증 등이 한데 어울려 빚어낸 참사이기에 철저한 원인규명과 함께 두 번 다시 이 같은 비보가 날아들지 않기를 바라며 쏟아져 나온 수많은 대책들이 무용지물이 된 실태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 ▲ 세월호 침몰 구조 상황 (사진 = 해양경찰청 제공)     ⓒ김현종 기자

 

 

위기대처능력 부재

 

지난 15일 오후 인천항에서 475명의 승객을 태운 채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6852톤급·청해진해운)가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침몰한 이번 사고는 안전불감증인재(人災)”가 부른 대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사고 발생 후 이른바 골든 타임으로 불리는 1시간 동안 희생자를 최소화 할 수 있고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에 탈출을 지연시켜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총체적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승무원 29명 가운데 20(68.9%)이 구조된 반면 수학여행길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2학년) 학생(325)23%에 불과한 75명만 구조됐기 때문이다.

승무원들의 구조율이 월등히 높은 이유는 안내 방송과 반대로 움직였지만 반대로 학생들은실내가 더 안전하니 구명조끼를 입고 선실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내용의 방송을 30분간 무려 7차례에 걸쳐 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방송만 순진하게 믿고 그대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생존자들의 증언과 공개된 구조 동영상 등에 따르면 당시 대부분의 학생들은 마치 교실에서 책상 밑으로 몸을 피하는 지진대피훈련을 하듯 구명조끼를 입고 몸을 웅크린 채 선실 안에서 대기 중이었다.

하지만, 사고 당시 학생들을 안전하게 인솔해야 하는 교사들의 신속한 판단과 발 빠른 대처만 있었더라도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거나 무사히 구조됐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 ▲ 지난 16일 오후 9시 30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홈페지이에 탑재됐던 가정통신문 캡처     ⓒ김현종 기자

 

 

이 같은 지적은 세월호가 제주해상관재센터에 조난신고를 한 16일 오전 855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산 단원고가 홈페이지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침몰 사고와 관련된 사고 개요 및 수습을 위한 향후 노력 등을 알린 가정통신문 내용에 따르면 오전 815분 제주해양경찰로부터 오전 830분께 항구에 도착하기로 한 세월호와 연락이 안 된다며 학교로 수학여행 인솔 담당교사의 연락처를 요구하는 통화가 있어 알려주었다고 설명했다.

‘916분 배에 타고 있던 인솔 책임자(교감)로부터 선체가 기울어져 서있기 힘들다는 내용의 긴급 상황 보고(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10분 후인 926분께 교감은 해경 헬기가 출동했다는 내용과 학생들이 구명자켓을 착용했다는 보고를 받고 학교장은 승무원의 안내에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고 경기도교육청에 사고를 보고한 뒤 구조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950분에 학부모들에게 사고를 알리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 ▲ 단원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여객선 침몰 당시 대화를 나눈 단체 카카오톡 (사진출처 = JTBC 방송 캡처)     ⓒ김현종 기자

 

 

비슷한 시각 단원고등학교 한 교사는 단체 카카오톡 대화에서 학생들에게 "지금 상황 어때?"라고 안부를 물었고 학생들은 "괜찮아요" 등 각자의 생사여부를 전하기도 했다.

더 더욱, 배가 기울어져가는 상황인 920분께 "얘들아 살아서 만나자 ㅋㅋㅋ"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며 학생들을 끝까지 격려했던 내용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사고 당시 인솔교사들은 스스로 학생들을 보호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대응을 하지 않은 채 무방비 상태로 최초 사고 발생시점부터 바다에 가라앉기까지 대피시킬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 아니냐는 논리가 성립 된다.

인솔 교사들이 만일, 학생들이 가족과 친구에게 상황을 알리며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보내던 사고 직후 선내 방송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태를 파악했고 122(해양사고시 긴급신고)에 구조 요청 신고와 함께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등 행동요령에 대한 문의를 하는 적극성만 보였다면 수많은 제자들을 비롯 자신들까지 변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 남윤철 교사(35)의 경우 사고 당시 갑판까지 올라갔다가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객실로 내려가 학생들이 전부 구명조끼를 입고 탈출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며 위태롭게 계속 난간에 매달려 돕고 있었다고 생존자들은 전하고 있다.

, 올해 처음으로 교편을 잡고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쳤던 고 최혜정(25·) 교사도 "늘 학생을 먼저 생각하는 그 성격 때문에 침몰 당시에도 아마 제자들을 먼저 챙기다 자신은 미처 돌아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동료 교직원들은 애석했다.

이밖에 다른 선생님들 역시 갑자기 배안으로 물이 차오르던 긴박한 상황에서 선실마다 문을 두드리는 등 제자들에게 빨리 바다로 뛰어들라고 독려하다 변을 당했던 것으로 전해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결국, 11초가 급한 상황에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해 절규를 했거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장례식장에서 울부짖고 있는 희생자들의 유족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수많은 가족 및 국민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단원고는 또 지난 14일 수학여행에 앞서 학부들에게 발송한 가정통신문에는 출발일정과 함께 기간 중 질서를 유지하고 인솔교사의 지시에 따를 수 있도록 지도 바랍니다 사고나 위험한 행위를 발견 시 담임교사에게 알릴 수 있도록 지도 바랍니다 등 총 11가지 사항에 대한 자녀 지도 내용을 당부했다.

이처럼 단원고는 학부모들에게 자녀 지도 내용을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들은 위기 대응매뉴얼에 따른 행동요령을 간과했거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원고는 더 더욱 학생들에게 선박 탑승에 관련된 안전교육(구명보트 사용법·구명조끼를 입고 해상구조를 기다리는 법 등)을 전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대형 사고를 방치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물론 모든 선생님들이 해난 전문가일 수도 없고 대규모로 이동시 교장의 권리 하에 확실한 지휘체계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는 만큼, 충분한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인솔 교사들의 책임은 아니라고 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승객 290여명만 남겨 둔 채 탈출한 선장(이준석·68)과 핵심승무원들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빚어진 참사가 명확하지만 학생들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했는지, 질서 정연하게 선실에서 나와 선박 맨 위 갑판으로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인솔 교사들이 좀 더 빨리 지시를 했다면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수학여행에 나선 학생과 교사들의 인솔 단장으로 배에 타고 있다 침몰 당시 헬기로 구조된 안산 단원고 교감 강 모씨(52)자신만 구조됐다며 심하게 자책해오다 지난 18일 오후 45분께 대책본부가 마련된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 소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부모님, 학교, 학생, 교육청, 학부모 모두 미안하다모든 책임을 지고 먼저 간다죽으면 화장해 사고 현장에 뿌려 달라는 유서와 현장 상황 등으로 미뤄 여객선 침몰로 대규모 학생들이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한 책임감과 자책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10개 학급 학생(남자 175·여자 150)들과 교사(14)들의 인솔자로 세월호에 함께 탑승했던 모 여행사 간부 A(49·B여행사 이사)가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구조돼 병원치료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학여행은 지난 15일 오후 430분 안산 단원고등학교를 출발해 인천항에서 청해진 해운회사 소속 세월호를 이용, 제주도에 도착한 후 23일 동안 자연유산을 관람하고 18일 오후 4시께 귀가하는 일정으로 계획돼 진행됐다.

/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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