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생사의 갈림길… “안전 한국”침몰
국민의 눈물 닦아주고 후진적 참사 되풀이 막아야
김현종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4/04/20 [17:24]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국가위기관리체계 ‘빨간불’

전남 진도 해역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SEWOL·6825톤급)’침몰사고와 관련, 정부의 국가 위기 관리체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시시각각으로 타전되고 있는 언론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종자 가족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사고 초기부터 정부의 미숙한 대응을 지켜보면 구조체계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알 수 있다”며 커다란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특히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서 탑승자 숫자가 무려 5차례·구조자는 8차례에 이어 급기야 지난 19일 밤 11시 48분께 침몰 사망자 수까지 오락가락하는 발표로 불신을 증폭시켜 실종자 가족들이 강력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지난 20일 새벽 학부모 대표들은 급기야 “더 이상 정부의 대처를 믿지 못 하겠다”며 “아이를 살려내라”는 울분을 토해내며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려다 2차례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나와 실종자 가족들을 설득한데 이어 진도군청에 상주하며 생존자 구조와 사고 수습을 진두지휘하고 있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현장을 방문, 1시간 동안 대화를 시도하며 청와대 행을 만류하며 사태를 수습했지만 격한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이 같은 분노는 사고 발생 후 해양경찰청 구조본부·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안행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 각자 대책 본부를 설치했지만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서 혼선이 빚어지자 정부의 무능한 행정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일기 시작했다.

또, 사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가족들이 있는 현장을 방문 “정부차원의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하며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경우 관련자들을 모두 엄단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정부의 태도가 허점투성”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여기에 해경·해군 특수요원과 민간 잠수부가 투입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속절없는 시간이 흐를수록 물 위로 시신이 떠오른데 이어 선체 내 희생자가 속속 발견되자 ‘망연자실’하는 등 더딘 구조작업에 속도를 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오늘도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거센 물결만 속절없이 일으키고 있는 바다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④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은 온 국민의 절실한 소망

‘세월호’ 대체선장 이준석씨(68)와 3등 항해사·조타수 등 14명의 선박직 승무원들이 침몰하는 배에서 승객들을 사지에 두고 제 목숨 챙기기에만 급급했던 행동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 역시 초기 대응이 늦어 희생을 키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고 직후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해경과 해군의 구조작업이 이뤄졌지만 주먹구구식으로 실시돼 탈출이 여유롭지 못했던 수백명의 승객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던 배안으로는 정작 사고 상황에 대한 판단이 늦어 바닷물 속에 잠겨가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구하지 못해 전문가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 인천해경이 지난 3월 13일 영흥 인근 해상에서 침수된 선박을 구조하는 모습 (사진 = 해양경찰청 제공)     ©김현종 기자

 
해경은 그동안 해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례 위주의 여러 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설정한 후 인명구조·수색구조·해양오염방제 훈련을 입체적으로 실시하며 이론교육과 실질적인 해상종합훈련을 반복적으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신속성이 ‘느림보’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고 당일 해경은 언론자료를 통해 “지난 16일 오전 8시 58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북방 1.8해리 해상에서 승객 등 350여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 접수 후 30분 만에 목포항공대 소속 헬기 및 인근 전 경비함정 16척을 현장에 긴급 출동을 시켜 60도 가량 선체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승객을 신속히 구조했다”고 발표했다.

해경은 또 “오전 11시까지 탑승객 161명을 구조했으며 여객선 직원인 박지영씨(22·여) 등 4구의 시신을 인양해 목포한국병원에 안치했고 물 흐름이 멈추는 정조대인 18시 ~ 18시 50분·밤 12시 30분부터 해경 특공대 및 해군 잠수부를 투입, 조명탄을 쏘아가며 사고 현장에 대한 선체 내부 수색 작업을 실시하고 했으나 시야가 흐리고, 조류가 강해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해경은 사태가 심각한 상황을 감안해 유관기관에 즉각 상황을 전파해 후속 지원으로 민간 어선과 해군의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1만4,000톤급)과 구축함인 대조영함(4,500톤급)을 비롯 200톤급 고속정 5개 편대 10척 등 192척의 함정과 해상초계기·해상작전헬기·수송헬기 등 항공기 31대까지 투입했다.

이와 함께 심사를 거쳐 선정된 민간 잠수요원과 해군·해경 등 총 563명의 잠수부와 오징어 채낚기 어선 9척·연일 900여발에 이르는 조명탄을 쏘아가며 ‘세월호’주변과 내부를 집중 수색하고 있지만 구조작업이 겉돌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기대응에 실패한 만큼, 지금이라도 실종자를 한 명이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선박의 부력을 유지하면서 속도를 배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잠수부들은 설상가상으로 침몰한 ‘세월호’에서 흘러나오는 기름 유출로 작업의 어려움은 물론 구조를 위한 정부 투자가 늦어지면서 선박 구조물과 거센 물살에 흐려진 시계를 극복해가며 악전고투하고 있다.

/ 김현종 기자

 

ⓒ 브레이크뉴스 전북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희망 2025 나눔캠페인' 출범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