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72시간… 골든타임 놓친 해경
▲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추가로 투입된 8,000톤급 해상크레인 (사진 = 해양경찰청 제공) ©김현종 기자 | |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수학여행길에 나선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을 포함 474명의 승객을 태운 채 지난 15일 밤 인천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52톤급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관매도 부근 해상에서 침몰한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 불감증이 빚은 참사로 기록되고 있는 이번 여객선 침몰 사고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과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안전대책과 위기관리체계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등 “구조 72시간의 골든타임”을 놓친 해경도 비난은 피해갈 수 없게 됐다.
해경은 그동안 만일의 사고발생시 신속 정확한 구조 활동을 위해 상황대응팀 비상소집과 관련 매뉴얼 숙지·경비함정 긴급출동 태세를 상시 유지 및 해양사고 취약시간대(22:00∼02:00)와 사고 다발해역의 조업 또는 항행 선박에 대해서 VMS·V-Pass·레이더 등을 이용, 통신관제와 안전계도 방송 등을 통해 집중적인 정밀관제를 실시하고 있다.
▲ 해양경찰특수기동대 구조팀이 특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 해양경찰청 제공) ©김현종 기자 | |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 “지난 16일 오전 8시 58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1.8해리 해상에서 승객 등 350여명을 태운 여객선 SEWOL(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목포항공대 소속 헬기(B511호) 및 인근 전 경비함정 16척이 구조작업을 위해 현장에 긴급 출동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또 “선체가 60도 가량 기울어진 상태에서 9시 40분께 헬기가 6명의 승객을 구조, 서거차도 방파제로 이동했고 5분 뒤 현장에 도착한 해경함정 P-123(80명 구조) 등 주변 여객선이 접안해 오전 11시까지 161명을 구조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고 발생 5시간(오후 1시 40분)이 지나서야 크레인을 요청한데 이어 긴급 상황에 방재조치명령 권한을 갖고 있었지만 사용료를 놓고 발이 묶인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이 오후 8시께 거제조선소를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초기대응 실패로 최악의 참사를 빚어냈다는 질책을 받고 있다.
또, 잠수요원들이 곧바로 해저에 고정할 수 있고 조류가 강한 해역에서도 큰 흔들림 없어 사고 현장 바로 위에서 수색 및 휴식과 작업준비를 할 수 있는 바지선 역시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로 투입되는 등 야간 구조작업 때 주변을 비추는 오징어채낚시 어선·수중 등이 달려 바다 속을 밝힐 수 있는 고등어잡이 어선이 뒤늦게 추가로 투입된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이 2014년 새해를 맞아 헬기에서 경비정과 교신을 하며 여객선들의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사진 = 해양경찰청 제공 ©김현종 기자 | |
여기에 해경 한 간부가 침몰 희생자 유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부적한 발언을 했다 직위 해제됐다.
해양경찰청이 중징계를 내린 목포경찰서 소속 A경정은 지난 17일 오전 세월호 승객 구조 과정에서 해경의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묻던 일부 취재진에게 “80명을 구했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 해경이 못한 게 뭐가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경정의 지휘를 통솔하고 있는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2014년 새해를 맞아 선상(船上) 및 해안가를 찾아 해맞이에 나선 여객선·유선 등의 이용객과 관광객들의 안전관리를 마친 뒤 “해양경찰은 일류 해양국가 건설과 해양사고 없는 안전한 바다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지만 여론의 질타 속에 공염불로 전락되고 있다.
결국, 초동대처의 중요성을 일깨운 이번 사고를 계기로 3면이 바다인 만큼, 해경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 체계가 확실히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한편, 에어포켓이 만들어져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해군·해경·민간잠수부가 3층과 4층 내부에 대한 집중 수색에 나서며 잇따라 희생자가 발견되자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