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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갈림길… 해경, 현장대응능력 '빨간불'
안일한 대처가 인명 손실 자초·112 무선 공청 시스템 개선과 대조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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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4/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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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이 그동안 눈높이에 맞춘 구조 활동에 찬물을 끼얹듯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해상치안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현장대응능력이 낙제수준이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 = 해양경찰청 홈페이지 화면 캡쳐)    ⓒ김현종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해경이 초기대응 부실로 수많은 인명 손실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그동안 바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고를 처리하고 긴급구조를 요청하면 헬기까지 투입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며 눈높이에 맞춘 활동에 찬물을 끼얹듯 해상치안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현장대응능력이 낙제수준이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고 당일 '세월호'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123(100톤급) 김경일 경위(정장)는 지난 28일 오전 11시께 전남 진도군 임회면 서망항에서 가진 구조 상황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18km 정도의 거리에서 경비구역 순찰 중 오전 858분께 상황실로부터 신고가 접수"됐으며 "오전 930분 현장에 도착, 구조 활동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김 경위는 특히 "도착과 동시에 고속단정을 내렸고 함내 방송장비로 '승객 여러분 바다에 뛰어내리십시오, 퇴선 하십시오를 수차례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경위는 "세월호가 이미 40-50도 기울어져 있어 계류를 하면 123정 선체가 세월호로 빨려 들어갈 것으로 판단, 바다에 뛰어든 승객 위주로 구조를 했다"고 덧붙였다.

해경의 설명은 '조난 사고 때 배안에 사람이 남아있다는 것을 전제로 구조 활동을 펴라'고 명시된 해경의 지침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은 사고 당일 오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해경은 고() 최덕하군(18)이 오전 852분께 119(전남 소방본부)에 최초로 '배가 침몰하는 것 같다'고 신고한 전화를 소방본부로부터 건네받고 구조선과 헬기 등을 급파해 승객 174명을 구조했다.

하지만, 숱한 해양 사고에도 교훈을 얻지 못할 정도로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 조난 사실을 최초로 신고한 학생에게 '위도와 경도'를 물어보며 시간을 낭비한 부적절한 대응에 이른바 인명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허비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 순찰차 역할을 하는 123경비정이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뒤 최초로 사고 사실을 신고한 사람과 연락을 취했다면 고() 최 군은 구조 경비정이 현장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고 침착하게 해경의 도움을 받아 친구들과 탈출을 할 수 있었다는 가설이 성립된다.

즉 현장에 도착한 경비정 승조원들이 목포해경상황실·최 군과 3자간 통화만 시도했다면 선실 내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었던 만큼, 진도VTS와 세월호와의 교신 내용을 듣지 못했더라도 체계적으로 구조를 실시해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위험한 상황에 목숨을 담보로 선체 내로 진입할 수 없었고 대형 함정에만 구조대가 배치돼 있어 충분한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더라도 최소한 사고 초기 대응에 취약했던 것은 '가장 아쉬움이 남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정작 자신의 신고로 많은 생명을 구한 최덕하(18)군은 가족들과 작별인사 조차 못한 채 지난 234층 선미 부분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수습됐으며 가족과 친구들의 오열 속에 지난 27일 안산하늘공원으로 옮겨져 영면에 들어갔다.

한편, 부산지방경찰청은 전국 최초로 선 지령을 통해 112순찰차를 우선 출동시킴과 동시에 원터치(One Touch) 무선 공청 시스템 개선으로 신고자와 112 접수자·112 순찰차·형사 등이 신고내용을 공동 청취하면서 현장상황을 파악하고 신속·정확한 출동 지원체제를 확립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201241일 귀가 중인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오원춘 사건'을 계기로 112종합상황실에 접수한 사건·사고 신고자의 음성을 일선 경찰과 공유하려면 20초 정도 소요되는 5단계의 작동 과정을 1초로 줄이고 잡음 문제를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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