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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직 경찰 초급간부의 '빗나간 사랑'
조모 경위, 38구경 3인치 리볼버 권총으로 미용실 여주인 살해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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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3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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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 사건을 수사하다 미용실 여주인에게 연민의 정을 느낀 현직 경찰 초급 간부의 빗나간 사랑은 처참한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4발의 총성이 울린 시간은 지난 29일 오전 10시 20분께.

전북 군산경찰서 나운지구대 소속 순찰 2팀장인 조 모(47) 경위가 38구경 3인치 리볼버 권총으로 평소 짝사랑하고 있던 30대 미용실 여주인을 쏴 살해하고 자신의 머리에도 총을 쏴 자살을 선택했다.
 
▲  김현종 기자
이 사건으로 인해 강이순(54) 군산경찰서장을 비롯 생활안전과장과 나운지구대장 역시 직위가 해제되는 ‘비운’을 맞았으며 이동선(56) 전북지방경찰청장은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하 경찰관이 저지른 권총살해 사건에 대해 도민과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지난 2004년에도 동종 사건이 발생해 전북경찰의 치안 책임자가 고개 숙여 도민들에게 사죄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 후 여러 가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추진한 결과 換骨奪胎하는 모습 속에 도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계기로 이어졌지만 아무리 세월이 흘러갔다 하더라도 관할 경찰서 상급자들은 직원들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교육하고 복무기강을 바로잡았으면 이 같은 사건이 재발 될 수 있단 말인가?

무책임한 일부 직원 때문에 악조건 속에서도 묵묵히 민중의 지팡이 노릇을 다하고 있는 일선 경찰서 수뇌부를 비롯 선의의 다른 경찰들까지 한 순간에 매도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더 걱정되는 것은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근무자세가 치안부재로 연결된다면 범죄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며 기강해이의 산물처럼 보이는 자체사고를 확실히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이번 사건을 자성의 거울로 삼기를 바란다.

구겨 질대로 구겨진 경찰의 명예회복을 위한 자정노력을 벌여야 할 때다.

단순히 구호만 외치는 자정결의 대회가 아닌 진정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는 기회로 승화시켜야 하며 무사안일만 일삼고 있는 극히 일부 상급자 와 직원들의 헛된 망상을 확실히 잠재워 줄 것을 충고한다.

나라경제가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경찰까지 범법 행위를 마구 저지를 정도라면 사회기강 자체가 이미 무너진 상태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아직도 대다수 경찰은 스스로를 담금질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직분에 전념 하고 있는데, 일부 경찰관의 소행을 두고 지나치게 떠드는 것 아니냐고 질책할 지도 모른다.

경찰은 분명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파수꾼으로서 일익을 담당해 왔고 때로는 거리의 재판관으로 크고 작은 송사거리를 즉석에서 해결했는가 하면 공복으로서 시위 현장을 온 몸으로 막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일선 직원들은 이처럼 국민의 공복으로 맡은바 책무에 온몸을 다 바쳐 업무에 정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릇된 행태를 바로잡아야 할 초급 간부가 그것도 40대 유부남이 가정이 있는 30대 여성을 향한 어처구니 없는 짝사랑이 빚어낸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상급자들의 직무 책임 만큼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옛말이 있고 징계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語不成說’이라 하겠지만 취임 35일 만에 부하 직원의 일탈행위로 인해 ‘날벼락’을 맞은 강이순 서장의 심정은 지금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고 암울할 것이다.

총기 사고로 인해 취임한지 불과 8일 만에 직위가 해제되는 비운을 맞은 서장도 있었지만 이 같은 징계절차가 너무 가혹하다는 심경을 지울 수 없다.

오랜 기간 동안 사회부에서 취재 활동을 벌이며 일선 경찰들과 뒤섞여 
同苦同樂을 하며 그들의 면모를 지켜본 결과, 상급자까지 이어지는 문책 방식을 한번 바꿔보면 어떨까 싶다는 생각이다!

성서 복음 말씀 중에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구절이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 옛말에는 “은혜는 돌에 새기고, 미움은 흐르는 물에 새겨라”는 말도 있다.

이 지혜로운 두 구절은 남을 수없이 용서하고 미움은 기억에서 지워 없애라는 뜻을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직사회라는 구조 속에 기회라는 단어와 부하직원을 용서하는 일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기 때문에 내부 인사 정책에 따라 추진되는 것은 필연적 불가결이겠지만 우리 인간은 수없이 갈등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직설하면 몇몇 경찰관들의 어긋난 행위로 인해 6,000여 전체 전북경찰 위상이 먹칠을 당하는 사례가 잦고 그 여파가 상급자에게까지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전북경찰의 명예회복을 위해 빠른 사건 해결과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폭적으로 강화한 감찰기능을 통해 부디 직원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

물론, 해묵은 비리가 하루아침에 뿌리 뽑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상급자들만 문책하지 말고, 지방청장이나 관할 서장이 바뀌면 물거품이 되는 악순환을 벗고 지속되는 단호한 의지 속에 복무기강 해이에 따른 보완 작업은 계속돼야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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