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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같이 둥근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송편을 빚으며 명절의 참뜻을 음미해 보면 어떨까 싶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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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9/0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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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영청 떠오른 보름달푸짐한 음식오랜 친구들과 만나는 반가움까지 생각만 해도 풍성한 추석이다.

추석도 풍년들어야 명절 값을 한다더니 들녘은 온통 황금색으로 물들어있고 전통시장을 비롯 도시의 상가들 역시 대목을 만나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넉넉함이 묻어나는 추석 명절이지만 경기침체로 이웃 한 켠 에는 감출 수 없는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민족 대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북을 비롯 전국 각 지역 철도역과 고속버스터미널은 경기불황의 장기화세월호 참사 등 잇따른 사고 여파에 따른 심리적 상실감을 뒤로 미룬 채 정든 가족과의 재회를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양손에 선물꾸러미를 들고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의 발걸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시내 대형할인점과 전통시장 주변은 제수용품과 선물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크게 붐벼 명절 분위기를 실감케 하는 등 천안논산고속도로 등 전국의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 역시 당초 예상을 벗어나 6일 오후 6시부터 귀성이 본격화되면서 정체구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조상님들께 차례를 올리고 가까운 어른들을 찾아뵙고 안부를 묻기 위해 고향을 찾는 마음들이야 모두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낳아주고 길러준 고향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래서 해마다 반복되는 북새통에 고생스럽지만 고향을 찾는 일은 행복한 것이 아닐까 싶다.

고향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반가이 맞이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고향을 다녀온 사람들은 마을 어귀 곳곳에 귀향을 환영하는 고향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떠올리며 고향이 있음을 자랑으로 여긴다.

이처럼 고향은 언제나 우리에게 포근함과 활력을 주는 잊지 못할 곳이기에 민족이 대 이동하는 길목은 뜻 깊고기쁘고즐겁지 아니한가?

 

그러나 명절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기쁨을 누리고 즐거움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고향이 있어도 찾아가지 못하는 실향민이 있고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어 길거리를 헤매고 있는 노숙자들이 있고 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고 지병으로 고통을 호소하며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와 가족수해를 당한 이웃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추석이 그렇게 즐거운 것만이 아닌 안타깝고 우울한 명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더욱, 일터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과 일을 하고도 제때에 임금을 받지 못해 지척의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부디 이번 추석만이라도 이들을 생각하고 낭비와 과소비를 자제하며 아픔을 견디어야 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명절이 되기를 희망했다.

비록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따뜻한 한가위가 되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나누는 행복이 들불처럼 번지기를 간절히 기원했지만 서민상대 시장경기는 썰렁했고 일부 공직자사회단체얼굴 없는 기부천사들만 이웃사랑 나눔 봉사를 묵묵히 실천하는 우리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이웃 간의 나눔은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는 삶의 전기가 될 수 있고, 스스로도 값진 보람을 얻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흔히 가진 것이 없다고 탓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가진 것이 많아서 남을 돕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하고 싶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사람들 가운데는 자신의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도 많고 십시일반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여서 참으로 다행스럽다.

불우이웃을 위해 이웃들이 나서 세간과 밑반찬을 장만해 주고 그들의 말과 벗이 되어주면서 아무도 모르게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자원 봉사자들에게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하지만, 해외 유명관광지에서 황금연휴를 즐기기 위해 출국 준비를 서두르고 있거나 현지에서 들뜬 분위기를 연출하며 돈을 뿌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비난의 화살을 띄우고 싶다.

이들은 올해 처음 적용된 대체휴일제덕분에 추석 연휴가 5일로 늘어난 것을 반기며 그들 나름대로, 말 그 자체의 달콤한 휴일을 만끽하겠지만 사람은 물질적 풍요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고 모래성처럼 쌓은 경제적 풍요에 각박한 현실은 부메랑으로 돌아와 한낮의 꿈처럼 그대들의 마음을 더욱 황폐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오늘의 달콤한 휴식과 기쁨을 위해 그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생활비를 아끼고 용돈을 절약하는 등 굳건한 각오로 노력한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해외보다는 내수경제 회복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작금의 현실 속에 국내 유명관광지로 발길을 옮겼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데는 사람 사이의 정()만한 묘약이 없는 만큼, 부디 황금연휴를 즐기고 돌아온 뒤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신음하고 있는 주변의 이웃들에게 나누는 것의 소중함을 되새긴다면 그래도 올해의 추석은 뜻 깊은 명절로 기록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글을 읽는 애독자님! 비록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할지라도 자연에 대한 사랑혈통에 대한 경의친족에 대한 애정이웃에 대한 온정을 밑그림으로 서로 위로하고 덕담으로 용기를 북돋우며 고향에서 희망을 얘기하는 민족의 대 명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더없이 꽉 찬 휘영청 밝은 보름달 같은 둥근 마음으로 이웃과 옹기종기 둘러앉아 인정이 넘치는 송편을 빚으며 지나친 현실주의와 이기주의로 점차 옅어져 가는 명절의 참뜻을 음미해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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