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신드롬과 반반정치
서지홍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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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11/0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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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는 별로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모인 곳인가, 아직도 3년 이상 남은 박근혜 대통령 임기에 느닷없이 나타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차기 대선후보로 풍선을 띄우고 있다. 발단은 새누리당 친박계에서 김무성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반 총장을 거론했다는데, 급기야 야당에서까지 반 총장은 야당 대표로 나올 것이라고 깃발을 흔들고 있다. 

떡이 맛있어 보이니까, 너도 나도 먹겠다고 달려드는 모습이다. 국민들은 정치권과 언론을 싸잡아 ‘웃기고 있네~~’라는 말을 하고 있다.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서민경제가 죽을 맛인데, 아직도 3년이나 남은 대통령 임기를 남겨두고 차기대통령 운운할 때인가, 우선 경제를 살려놓고 차기 대통령을 갑론을박을 해야 하는데 말이다. 

반 총장이 본인은 아직 생각이 없다는데 여야에서 띄우니 약간을 고민이 될 것이다. 종편방송을 보다보면 역시 반기문 총장은 반반이다. 우선 차기 대선출마도 반반이고, 여당 혹은 야당으로의 출마하는 것도 반반이다. 한동안 이 반반정치가 여의도 정가에 맴돌 것이다. 반 총장의 입장에서는 마음속에 대선출마도 반겨주면 싫어할 리 없다. 

그것 역시 반반이다. 안철수가 몇 번의 철수정치를 했듯이 반 총장도 ‘반기면’  정치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 3년 남았다. 일찍 깃발을 들면 표적이 되어 난타당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이 차기 대통령후보로서의 지지율은 40%를 넘어섰다. 이는 2위 그룹의 3배가 넘는 수치이며 말 그래도 압도적 리드다. 

사실상 3년 전 안철수 신드롬과의 차이가 뚜렷해 보인다. 반 총장의 지지는 지역과 연령대를 모두 뛰어넘어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반 총장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것인가, 가장 큰 이슈가 현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난 것이다. 현 정치인 중 다음 대통령을 할 인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 정치인은 여론조사를 해보면 도토리 키재기다. 

또 정치인으로 대통령을 만들어 재미를 본적이 없다. 서민경제는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고, 국정을 정치적으로 하다 보니 모두가 도루묵이다. 그런데 실지 정치권 인물이 아니고 국내정치보다 글로벌 정치를 해온 반기문 총장을 그리는 것이다. 반 총장은 우선 정치 때가 묻지 않았다는 것이 여론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전 정부에서 관료생활을 하면서 주로 외교관으로 있으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여야로 나뉘어 치고받는 싸움에 말려든 적도 없고, 실제 그런 싸움을 한 적도 없다. 그는 진보, 보수 정권을 경험한 국민들의 기대치에 딱 들어맞는 인물로 보여 진다는 평이 있다. 

경상도나 전라도 출신이 아닌 충청도 출신에 나이나 지역 계층별로 고른 지지율이 나오고, 유능하면서도 온화한 중용의 이미지다. 특히 여권에서는 정권재창출에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여권에서는 반 총장이 아니면 정권 연장도 쉽지 않다는 정서가 흐르고 있다. 정권 사이클 상 그렇게 생각할만한 근거가 있어 보인다. 

다만 반기문이 왜 뜨는지를 뜯어보고 국민이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지는 알 필요가 있다. 중립적인 객관성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정치란 묘한 것이어서 풍선처럼 날랐다 떨어지는 현상을 수없이 보아왔다. 안철수 전 대표가 철수정치라면 반 총장은 반반정치란 말이 그런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안철수 신드롬의 원인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반대에 서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대 반 총장은 누구를 반대하는 사람이 아닌 것이 장점이다. 진보나 보수가 아닌 또는 현 정치성향의 반대라는 단순논리가 아닌 중립적인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정치가가 아닌 관료로 성장해 왔다는 것이 정치 인사들에 신물이 난 국민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여나 야의 대표가 아닌, 서울시장이나 지역단체장이 아닌, 그런 인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얼마나 정치인들에게 실망을 했고, 정치인을 거쳐 단체장으로 간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역자사지(易地思之) 의 덕목을 잘 실천할 수 있는 중용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이 기존의 정치인들이 갖지 못했던 대목이라고 보여 진다. 

반기문 신드롬은 어느 정권에도 어느 이념에도 강하게 소속되지 않은 중립적인 객관성, 온유한 조직 관리의 힘과 필요한 강인함, 그리고 지도자에게 절대 필요한 외교적 역량이 그의 장점이라고 본다. 반 총장이 반반정치가 될지, 아니면 애드벌룬처럼 떴다가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국민들은 정치인 출신을 싫어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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