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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길 칼럼
사는 것이 곤고하다!
고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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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11/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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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마르고 마지막 꽃들이 시들어 간다.
 
어느새 태양빛은 저만큼이나 물러나 긴 그림자를 던진다.
 
우리네 살림살이가 흡사 가을 수필 같다.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일어 날줄 모른다.
 
고함을 쳐도 답답한 마음 풀릴 것 같지를 않다.
 
빈둥빈둥 노는 젊은이들이 한집 건너다.
 
한창 일 할 나이의 젊은이들이 5명 중 1명꼴이란다.
 
새벽 인력시장, 배낭을 짊어진 40, 조그마한 보따리를 손에 쥔 50대 중년, 단 하루만의 일자리일망정 구한 사람은 그래도 행운이란다.
 
이나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넋을 놓는다.
 
가계 문을 닫는 점포들이 늘어난다.
 
대학은 다를까 기억하기조차 어려울 만큼 다양한 자격증과 각종평가에 목을 매느라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돌이켜 볼 틈도 없다.
 
우리 모습이 지금 그렇다.
 
국민을 잘살게 해주는 방법으로 친 재벌과 부자감세 정책을 추진했다.
 
기업이 잘 되면 국민도 등 다습고 배부르게 된다고 했다.
 
결과는 대기업과 부자는 더 많은 돈을 모았고 서민들은 더 궁핍해졌다.
 
모든 정당이 서민을 위한다고 하고 정부는 물가지수까지 만들어 물가를 잡겠다고 했는데 주민세, 자동차세 등 각종 공공요금을 들어 올릴 채비를 서둘고 있다.
 
사회안전망 없이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철저하게 실감을 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선 "이게 사는 건가"라는 물음이 한숨이 된다.
 
이제는 성장과 과실을 국민에게 나눠 줘야 한다.
 
경제운용의 패러다임을 성장지상주의에서 균형성장으로 바꿔야 한다.
 
거시경제정책의 초점을 고용과 복지, 서민생활 안정에 맞춰야 한다.
 
산업정책은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 지원과 신 성장 동력육성에 역점을 둬야 하고 수출기업만이 아니라 내수기업도 지원해야 한다.
 
노동정책도 노사관리가 아니라 비정규직을 줄이고 일자리 질을 높이는 고용창출정책이어야 한다는 등 다양한 답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다 그 말이 그 말일 성 싶다.
 
물소리, 바람소리 , 그리고 빛, 가을의 모든 것 어느 것 하나 처연하지 않는 것이 없다.
 
축축이 젖은 낙엽처럼 모든 사람이 근심을 안는다.
 
많이 배우고 화려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심 버리고 앞장서 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담아 낼 '그릇'을 만들어 내는데 앞장서야 한다.
 
그리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택시도 농부도 길거리로 나선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더 서럽다.
 
속절없다는 생각에 더 악이 받쳐 몸부림친다.
 
정부와 정치권이 진심만 다하면 설사 만족할 만한 답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얼기 전에 방바닥을 고치고 바람 들어오지 않도록 문틈을 살필 것이다.
 
꼭 그리 하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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