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년 동안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서 무려 28년 동안 한센인을 치료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아산상” 봉사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김신기, 손실실 의사 부부가 직원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 사진제공 = 아산사회복지재단 홍보팀 김민호 . © 김현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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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왕궁면 명의 김신기 ‧ 손신실 의사 부부가 28년간 한센인 치료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6회 아산상 의료봉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신기(85) ‧ 손신실(여‧79) 부부는 지난 28년 동안 익산시 왕궁면에 한센인을 위해 설립한 한일기독의원(현 삼산의원) 원장을 맡아 치료해왔다. 이들 부부가 근무하는 병원은 한센인 마을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명의’로 소문이 나면서 10년 전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일반 환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1949년 조성된 한센인 정착 농원인 익산농원 산하기관으로 건립한 병원이었지만 열악한 환경 탓에 의사들이 근무를 기피하는 등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났으나 이들 부부가 1986년부터 진료를 시작하면서 그동안 문전 박대를 당하던 한센인들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김 원장은 한일기독의원(현 삼산의원)에서 환자를 진료했고 손실신 원장은 농장에 있는 양로원을 찾아 하루 평균 60여명을 진료하며 그들의 삶속으로 들어가 상처받은 마음까지 어루만지는데 주력했다.
이들 부부는 농장 운영위원회에서 지급하는 월급 500만원에도 불구하고 생계가 어려운 마을 노인을 위해 양로원 운영비를 기탁하는 등 명절이 되면 어김없이 돼지고기 등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선행에도 앞장섰다. 또, 봉사단체에서 후원을 받아 한센인을 위해 태양열시스템을 갖춘 공동목욕탕을 건립한데 이어 한국전력공사에서 받은 상금을 모두 털어 마을회관에 심야전기보일러를 설치해주기도했다. 김신기 원장의 이 같은 선행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 위기가 찾아온다. 7년 전 대장암, 심장판막증, 심근경색증을 앓아 진료를 멈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3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해 2년 뒤 한센인 곁으로 돌아왔지만 자신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없어 한일기독의원이 폐원된 사실을 알고 건물을 임대해 부친과 부부가 운영했던 삼산의원 간판을 내걸고 진료를 시작했다.
김신기 원장은 "남은 생 동안 한센인을 위해 계속 진료하고 싶다"며 "스스로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남을 도왔고, 그 일로 이렇게 훌륭한 상까지 받게 되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1929년 6월 7일 전북 익산에서 4남 2녀의 장남으로 태어난 김신기 원장의 부친은 3․1운동이 일어나자 익산에 독립선언서를 전달한 독립유공자로 1921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다음해 익산에 삼산의원을 세우기도 했다. 김 원장은 1952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공군 군의관과 전주 예수병원 일반외과 수련의를 거쳐 1961년 익산에 부친의 병원 이름을 딴 삼산의원을 개원하기에 이른다. 부친의 영향을 받은 김 원장은 수련의 시절, 여수에 있는 한센인 생활시설인 예향원에서 5개월 동안 봉사하기도 했다. 한편,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오는 25일(화) 오후 2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 1층 강당에서 "제26회 아산상"시상식을 개최하고, 대상인 아산상을 비롯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청년봉사상, 재능나눔상, 효행가족상, 다문화가정상 총 9개 부문에 대해 시상한다. 대상인 아산상 수상 단체에는 상금 3억원,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억 원 등 26명(단체 포함)의 수상자에게 총 7억3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아산상은 1989년 재단 설립자인 아산(峨山) 정주영 초대 이사장의 뜻에 따라 불우한 이웃을 위해 헌신해왔거나 효행을 실천해온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되었으며, 사회복지 분야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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