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며…
"작은 기부, 사랑의 시작입니다"
박재양 전북총괄본부장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4/11/24 [19:53]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세월이 참 빠르다.
 
찬바람이 휘몰아치는 세모가 되면 가장 그리운 게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정이 뇌리를 스쳐가면 항상 등장하는 이미지들이 그려진다.
 
사랑의 열매, 구세군의 자선냄비, 산타클로스 등등, 모두 적선을 위한 이미지들이니까 말이다.
 
기부를 통해 세상 모든 사람이 따뜻한 세상에서 살게 하는 '선(공덕)'을 쌓자는 의미인 것 같다.
 
이 이미지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기부로 움직이게 하는 전통적인 소구였다.
 
요즘은 다양한 기관에서 모금 활동을 펼치며 기부를 유도하는 흐름들이 생겨났다.
 
이 모금 전략들은 동냥이 가지는 해악을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옛날 가난한 사람이 직접 자신의 생계 활동을 위해 할 수 있었던 것은 동냥 밖에 없었다.
 
동냥의 성과는 사람들의 동정심을 얼마나 끌어내는가에 달려 있었다.
 
이를 위해 주로 자신과 가족의 치부를 드러내 놓고 살펴주기를 바랬다.
 
이 치부는 개인 역사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현재의 더럽고 헐벗은 모습이요, 자신의 치부가 선명히 드러나지 않으면 자해를 하거나 자신의 아이들을 볼모로 삼았다.
 
더욱 적극적인 방법으로 상대방을 놀리거나 자신들의 조직을 과시하고 위협함으로써 필요한 물품을 얻기도 했다.
 
, 스스로의 재능을 일궈 놀이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근근이 입에 풀칠을 하는 등 동냥은 어떤 이에게는 지옥문 언저리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목숨을 부지하는 몸부림이었다.
 
또 어떤 이에게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협잡이었으며, 어떤 이에게는 놀이 같은 문화적 활동이었다.
 
다른 이에게는 자신과 동료를 과시하는 방법이었다.
 
동냥은 인간성을 해치는 행위였다.
 
사회복지사업이 등장한 이유는 이런 인간성을 해치는 행위를 당사자가 직접 하지 않게 함으로써, 도움이 필요한 사람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하지만,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
 
전문 모금자들 조차 연민과 동정에 호소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하급 시민으로 전락시키는 경우가 많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병풍으로 삼아 자신의 성숙함을 뽐내게 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천박한 태도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아낌없이 베푸는 선물 조차도 그것을 받는 개인의 자기 존중을 손상시킬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자선은 상처를 준다" 라는 인류학자 메리 더글러스의 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에 호소해 많은 자원을 얻는 것만을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
 
,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상태를 도구로 삼아서도 안 된다.
 
사람 중심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사회복지, 이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처받은 자에 대한 동정심의 극대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시민들이 시민으로 발언하고 참여하며 생활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도록 하는 권리를 보장하는 노력이어야 한다.
 
이런 사회에서 쏘아 올리는 온정의 불빛이 환하게 비추는 따듯한 성탄절 트리를 함께 감상하면 어떨 까 싶다.
 
본지(브레이크뉴스 전북취재본부)는 이에 따라, "사랑의 열매"를 나눔의 상징으로 각 분야별 도움이 필요한 곳을 지원하는 전문 모금, 배분 기관인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앞으로 73일간 성금을 접수한다.
 
대중가요 가사의 한 구절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태풍처럼 "2, 제3의 얼굴 없는 천사"들의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넘쳐나길 기다리며.

 

  

ⓒ 브레이크뉴스 전북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도배방지 이미지


'희망 2025 나눔캠페인' 출범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