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이 5일 남았다. 하지만 예산 국회는 또 올 스톱 됐다. 연내 예산안 처리가 불투명한 것과 별개로 "남의 염병보다는 내 고뿔이 더 중요하다"는 것처럼 전북의 예산이 어찌 될지 더 궁금하고 그래서 지역 국회의원들의 역량은 과연 얼마나 될지 주시하게 된다. 영업 중에서 자동차, 약, 보험 영업이 가장 어렵다고들 한다. 그만큼 예산 따내기도 이와 못지않다고 들 한다. 지역구 예산 전쟁은 4단계로 이뤄지는 것이 통설이다. 1단계는 매년 6월이 되기 전 까지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각 부처로부터 예산기획안을 접수하고 이때까지 어떻게 하든 지역구사업을 끼워 넣어야 한다. 나중은 없다. 2단계는 매년 8월말까지다. 청와대가 장기예산 전략에 비춰 가편성 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각 부처의 의견을 수렴, 조정 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지역구 예산이 누락 되지 않도록 치열하게 로비한다. 3단계는 매년 11월말까지 국회로 넘어 온 각 상임위와 예결특위에서 심의한다. 예산로비 중에서도 국회의원들끼리 영업(?)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 들 한다. 지역예산에 관련 된 의원들에게 수시로 문안 인사를 드리고 작은 정성을 표하는데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4단계는 매년 12월 어느 시점 까지다. 국회예결 특위 내 계수조정소위에서 최종 수치를 조정한다. 졸면 죽는다는 것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보좌관을 회의실 밖에 24시간 대기 시켜야 한다. 유사시 회의장으로 출동, 읍소작전은 물론 배 째라 식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들음들음 들리는 말이긴 하지만 전에는 국회의원들이 장관을 상대로 설득과 압박을 통해 지역구예산을 관철하는 톱다운 방식을 주로 사용 했었다는 게 정평이었으나 요즘에는 어림도 없단다. 바텀 업 방식으로 장기간에 걸쳐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어렵사리 예산국회가 끝나면 언론에서는 국가재정은 나 몰라 하며 자기지역 예산 챙기기에만 열중했던 실세 국회의원들 몇몇에 대한 대대적인 비난을 퍼붓는다. 명단에 오른 국회의원들은 떠들든 말든 그날 밤 혼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웃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낸다. 심지어 그들의 지역구에는 축하 플래카드까지 나붙는다. 우리지역 국회의원들 가운데 몇이나 이불을 뒤집어쓰고 웃을 국회의원이 있을까 싶다.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이 지역예산 확보하는 것이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 하더라도 지역발전에 대한 막중한 책무를 등한시 할 수가 없다. "형님예산" 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중앙에서 동네로 예산을 따오지 못하면 제대로 평가 받을 수가 없다. 좋든 싫든 이것이 현실이다. 예산 전쟁이 막바지다. 합리적인 상식에 비춰 봐도 전북의 예산은 항상 미흡하다. 현실과 예산사이의 고리는 헐겁고 논리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으며 판단은 오락가락 자의적으로 해석이 돼 왔다. 전북 사람들은 묻히고 배제된 이야기들이 목소리가 되어 우리 몫을 얻기를 기대한다. 그 앞장에 서 있어야 할 사람들이 전북의 국회의원들이다. 쪽지예산이 난무하고 그래서 불요불급한 곳으로 세금이 새, 나라의 곳간이 축난다는 비난이 있어도 우리고장 전북에 더는 아니더라도 요구한 금액만이라도 깎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 그 몫은 이 지역 국회의원들이 짊어져야 할 짐임에 틀림이 없다. 누가 뭐라던 '꿩 잡는 것이 매다.' 전북의 국회의원들 뉘라 할 것 없이 발 벗고 나서 예산 타오는데 총력을 다해 '예산확보'에 고생 많았다는 플래카드 하나 쯤 나붙도록 막판 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를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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