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파동, 朴·與향한 보수지들의 '우려?'
대통령 측근 가신그룹 vs 박지만 공방 이전투구 2017대선파장 우려
김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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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12/1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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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파동'에 따른 현 정국을 바라보는 보수지들 시각이 사뭇 심상찮다. 이들이 박근혜 정권에 별반 우호적이지 않은 프레임을 전개 중인데 주목한다. '정윤회 정국'이 대통령 측근 전현직 가신그룹 대 동생 박지만 회장 측 간 진실공방의 이전투구 양상을 띤 채 전개 중인 것과 연계해 2017대선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박 대통령과 여권이 사뭇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가 서울 중앙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상문 기자

대표 보수지인 '조선' '동아'는 잇단 사설·칼럼 등을 통해 박 대통령과 여권, 청와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이완구 원내대표 등 여당지도부는 물론 김문수 새누리당 혁신위원장등 차기대선후보 마저 싸잡아 질타하고 나섰다. 김-이-김은 '졸장부'로 까지 규정하며 우려를 극대화 했다. 사실상 현 여권의 '우군(?)'으로 치부되는 양대 보수지들이 사뭇 강경 네거티브 프레임의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는 건 현 정권에 대한 우려깊은 불신으로 보인다.

 

'조선'은 12일 '정윤회 파동' 관련 사설(대통령 가신·동생 세력 권력 충돌 갈수록 가관이다)에서 "이렇게 무소신·무기력·무책임한 정권이 앞으로도 3년 넘게 이 나라를 끌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고 사실상 현 정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또  "지금 청와대 전·현직 간 다툼은 박지만씨를 등에 업은 '대통령 동생 쪽 사람들'과 대통령의 정계 입문 초기부터 보좌해 온 '가신그룹' 두 패로 나눠져 이전투구를 벌이는 양상"이라며 "양측은 체면이고 뭐고 가리지 않고 공개적인 혈투를 불사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양측은 서로 자신은 피해자이고 상대가 국정 농단 세력이라고 비판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민 눈에는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문제는 여권에는 이런 권력 투쟁을 막거나 입바른 소리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들은 어떻게든 이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눈치만 볼 뿐이며 새누리당 역시 정윤회의 '정'자(字)나 박지만의 '박'자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피하려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무소신·무기력·무책임한 정권이 앞으로도 3년 넘게 이 나라를 끌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개탄으로 시작해 개탄으로 사설은 맺음됐다. '조선'은 여기에 더해 
별도 칼럼을 통해 김무성, 김문수 등 차기후보군에 대한 힐난도 보탰다. "새누리당이 이들을 내세워 재집권하려고 들까 봐 식은땀이 날 정도"라며 2017대선에 대한 극적 위기감을 우회했다.

지난 7월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 제하의 칼럼을 통해 '정윤회 의혹'을 첫 제기해 거센 파장을 일으켰던 '조선' 최보식 선임기자 역시 이날자 칼럼 '졸장부 시대'에서 김무성-이완구-김문수 등을 '정윤회 파동'에 불구 박 대통령 눈치보기에 급급해한다며 '졸장부'로 규정하고 질타를 보탰다.

먼저 김 대표를 향해 "말하라고 자리를 깔아줄 때는 침묵하고, 돌아서서 다른 말을 하는 것은 초등학생들조차 유치하게 여긴다"고 힐난했다. 또 이 원내대표에 대해선 "'각하'를 떠받드는 그가 총리가 된들 본인의 지위 빼고는 무엇이 달라질까 하고 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 혁신위원장에 대해선 "원래 소신인지, 이제부터 생각을 바꾸기로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비굴해지는 가장에게는 연민의 정이라도 들었을 것"이라고 비아냥을 보탰다.

마지막으로 "여당 지도자들이 무엇에 홀려 있거나 취해 있는 게 틀림없다"며 "국민신임을 얻어 국민 속에서 일어서려는 게 아니라 유별난 구애의 몸짓으로 대통령의 점지만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졸장부 시대'지만 새누리당이 이들을 내세워 재집권하려고 들까 봐 식은 땀이 날 정도"라며 글을 맺었다.

현 정국을 바라보는 '동아'의 시각 역시 '조선'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형국이다. 새누리당 비대위원 및 지난 18대 대선 박근혜 캠프 정치쇄신위원을 역임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최근 '동아' 편집국 고위인사를 만났더니 현 정권에 대해 '해도해도 너무 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 무능할지 몰랐다'며 '이러다 친노 등 야권이 재집권하는 게 아니냐'는 극한 위기감을 나타내더라. '조선' 분위기도 마찬가지"라며 보수지들의 '정윤회 정국'에 대한 사태인식 및 우려시각을 전했다.

'정윤회 파동'과 관련해 양대 보수신문이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 등 여권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사뭇 이례적이다. 그 이면엔 극한 실망감과 함께 깊은 우려가 깔린 형국이다. 핵심배경엔 차기 대선에 대한 위기감이 지배적으로 자리한 모양새다. 하지만 이미 박 대통령은 흔들림 없는 정면 돌파 양상을 띤 '마이웨이'를 공식화했다. 여당 역시 청와대와 '스텝'을 맞추는 형국이어서 공허한 메아리로 치부되는 양태다.

 

하지만 보수지들과 박 대통령·여당은 물론 야당이 알아야 할 건 2017대선의 '키'는 국민들 손에 쥐어진 점이다. '정윤회 파동'을 바라보는 국민들 시각이 박 대통령과 여권 제반에 대한 실망감으로 연계돼도 야당에 그 반사이익이 고스란히 갈거라고 장담할 순 없다. 야당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잇단 여론조사에서 야당지지율은 여전히 바닥권인 탓이다.

 

이는 보수-진보프레임을 떠나 총체적 대안부재의 국민적 괴리감 그 반증이다. '정윤회 파동'은 정치권 제반에 나름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먼저 '진의'를 파악하고 자세를 고쳐잡는 '진심의 혁신'으로 임하는 측이 유리할 공산이 크다. 일이 터져도 그때 뿐, 늘상 반복되는 '마이동풍'으로 치부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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