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기다림의 계절 겨울에 가을걷이를 끝낸 농부의 마음으로 또 한번의 결실을 맺게 된 서양화가 김미화씨의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전북예술회관 2층 6전시실에서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작품은 “공작새로 표상된 심상(心象)의 나래”를 주제로 화폭에 담아 어두운 하늘에 비치는 한줄기 빛 같은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화려한 꼬리 깃엔 애절함이 숨어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작품. “우린 행복합니다. 60.6×50.0cm oil on canvas” ©김현종 기자 | | 대상의 형상에 구속되어 있던 과거의 그림에서 감정을 자연스럽게 풀어 놓는 등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로운 구도와 색채로 형태의 윤곽선을 무너뜨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추상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등 명암의 대비로 즉흥적 리듬감 및 정서와 열망을 작품 곳곳에 담아 살아 숨 쉬는 생명체처럼 유동하면서도 농밀한 울림과 파장을 생성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 단순한 사실적 모사의 범주를 벗어나 작가의 심안(心眼)에 의해 승화된 작품은 물감의 흘림이나 얼룩이 화폭을 덮어 나아가면서 발아하는 우연적이면서도 자연발생적인 흔적을 잔잔한 기운과 활력으로 표현해 냈다. 작가는 공작새를 수단으로 삼아 심의(心意)의 운율과 리듬이 작동하는 역동적 공간 구성을 고려함과 동시에 감수성 짙은 화경을 구현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손청문 미학박사는 이번 작품에 대해 “선험적 심미 의식의 조형 의지로 번안된 비구상 계열의 화경으로 전환할 듯한 여운을 암묵적으로 제시해 풍경을 위주로 한 고착화된 구상회화의 골격을 와해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전북 이리 여자고등학교와 군산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한 김미화씨는 현재 전북미술협회 여성위원회 임원으로 왕성환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전주 송북초등학교 방과후 학습 미술교사로 출강하고 있다. 전주 /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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