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 개울물이 졸졸 흐르고,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고, 낙엽이 지는가하면, 하얀 눈이 덮인 산골, 어느 마을에 98세 할아버지와 89세 할머니가 정겹게 노후를 보내는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영화를 만들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다.
그 영화에서 노부부는 신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항상 커플한복에 어디서나 손을 꼭 잡고 서로가 곁을 지켜주고 있다.
때로는 소년, 소녀처럼 장난을 치면서 웃고 즐기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어릴 때 만나 결혼을 하고 75년을 같이 살아오신 부부라고 한다.
영화이긴 하나 전혀 영화 같지 않은 일상의 모습에서 우리는 감동을 하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게 했다.
삶이란 저런 것인가 하고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짠해진다.
그렇다. 우리는 흔히 인생 100세 시대를 이야기 한다.
누구나 그만큼 살 수는 있을는지 모르겠으나 인생은 유한이니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하고 또 남아야 한다. 그
래서 떠나보낸 자의 슬픔은 75년의 회한을 안고 오래토록 할머니의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근래 갑자기 혹한이 몰려와 노인들의 삶도 너무 힘들어진다.
전기를 아끼려고 옷을 겹겹이 입어 봐도 옷깃 사이로 찬바람이 스며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노인들은 춥다. 그러나 그때는 희망을 가졌었다.
2012년 12월 대구·경북은 축제의 장이 열렸다.
오래 전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했고, 아니 그 보다 육영수 여사를 후덕함을 흠모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훌륭한 아버지와 후덕한 어머니의 사이에서 대통령이 태어났으니, 가는 곳마다 “박근혜 대통령 만세”를 불렀었지, 마을 노인정에도 노인들이 자주 모이는 공원에서도 노인들의 입가에는 오랜만에 미소가 흘러넘쳤다.
건국 이래 최초의 여성 대통령, 부녀 대통령, 잔잔하고 우아한 모습에서 어느 국제무대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울 것이라는 우리 대통령 박근혜를 열광하고 당선되는 날은 축제의 마당이었다.
대구·경북이 만들어낸 대통령이라고 자랑을 하고 다녔다.
그것이 불과 2년 전이었는데, 지금은 이곳 노인들마저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 본다.
어느 사람들은 콘크리트 지지 세력이 있다고 하지만, 왜 견고한 콘크리트가 무너져 가고 있는가.
국민들은 대통령과 커플 옷을 입고 같이 춤추고 같이 노래하고 싶은데, 대통령은 자꾸 숨어 지내려 한다.
2014년 12월 초, 어느 일간지에 실린 보도 ‘정윤회 비선조직 문건’이 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은 지 20여 일이 지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는 40%가 무너져 19일 갤럽조사에서는 37%라는 조사도 나왔다고 한다.
즉, 콘크리트가 무너지고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세상인심은 말도 잘 만들어내고, 언론에서도 별의별 기사가 난무를 하다 보니, 지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십상시’가 나오고, ‘문고리 3인방’, 동생 박지만의 ‘7인방’, 오래 전에 연락이 끊겼다는 정윤회 씨도 검찰에 소환되는 이 모든 일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박 대통령께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번 문건 사건은 그 동안 실패했던 인사문제와 연관이 컸던 것이다.
왜, 대통령이 현명하고 똑똑한데, 난데없이 듣도 보도 못한 사람들이 국무총리, 장관으로 발탁하는가.
차츰 의아심이 들기 시작했다.
“아마 저 사람들은 대통령이 직접 내놓은 사람이 아닐 거야 누가 비선에서 천거를 했을 거야”라는 입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져가다가 결국 청와대 문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아! 저거였었구나.” 하고 무릎을 치는 노인들이 공원에서 노인정에서 소문은 입을 통해 번지고 서로 “그게 맞다. 아니다.” 하고 다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12월도 10여일 남겨두고 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를 겪으면서 ‘골든타임’을 얘기했다.
경제도 골든타임, 공무원연금도 골든타임을 강조했다.
인사에도 골든타임이 있어야 한다.
미적미적하지 말고 대차게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밀어붙일 것은 밀어붙이는 것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방법이다.
눈치 볼 것도 없다. 눈치 볼 사람은 국민들뿐이다.
집권 3년차, 이제부터 박근혜 대통령은 평소 가졌던 정책을 하나하나 풀어가야 한다.
지금 국민들의 삶은 핍박하다 못해 바닥을 치고 있다.
가진 사람들이야 그냥 견딜 수 있지만, 밑바닥 서민들은 하루가 여삼추다.
빈둥빈둥 놀고 있는 자식들을 보면 애가 탄다. 대학을 졸업시켰더니 고작 하는 일이란 커피숍 아르바이트란다.
모든 것을 대통령이 해결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대통령이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어보겠다.
청와대 문건은 지워버리고, 이제 경제 살리는 일에 매진하여 제발 서민의 삶에 희망을 비춰주는 대통령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대구·경북 시·도민의 자랑스러운 대통령으로 2015년에는 대통령이 당선되던 그해, 그때처럼 감동과 환희로 박수를 보내는 시대로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