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러온 환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모 병원 의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아 실추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이상주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전주지역 모 대학병원 전 교수 a씨(37)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통해 “유죄를 내린 1심 판단은 무리가 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원심은 피고인의 유전자와 피해자의 질액이 함께 검출된 거즈를 증거물로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지만 사건 당일 진료 과정에 손에 묻어 있던 피해자의 질액이 옮겨 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자신의 성기를 닦아 증거물로 제출한 거즈 역시 당시 피고인이 진료 후 손을 씻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자 남편이 진료실 밖에 있는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만큼, 이 과정에 성폭행을 했다는 것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고 경찰의 유전자 채취 요구에 순순히 동의한 점 등을 놓고 살펴보면 유죄를 내린 원심의 판단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서 난소에 생긴 혹으로 인한 하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치료하러 온 b씨(36)를 진료하던 중 성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아 법정 구속됐다. 

전주 =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