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 경유’를 놓고 호남과 충북이 ‘저속철’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경유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이 ‘서대전역 경유는 상생발전의 길’이라며 당위성을 피력하고 나섰다.
대전시는 21일 입장발표를 통해 “호남선은 서대전역을 기점으로 1914년 개통이래 100년 동안 대전의 성장을 견인해 대전역사의 자산이고 동력이었다”면서 “2005년 호남고속철 분기점이 정해지는 과정에서 대전이 배제되는 아픔을 겪은 시민에게, 또 다시 서대전역의 정차횟수를 줄이는 것은 아픔과 허탈감을 주는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는 “호남KTX 서대전역 경유는 수도권 이동 수요를 충족시키고, 1일 5700여명의 불편을 최소화 시키는 것은 물론 호남권과 대전·충청권의 교류활성화로 상생발전하자는 것”이라며 “호남과 수도권의 접근성을 저하시키자는 취지가 아니다”고 호남권 입장에 반론을 제기했다..
시는 또 “호남KTX가 개통후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호남KTX는 광주~익산 구간을 고속선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광주까지 20분 이상 단축되고, 향후 고속철도 2단계가 완공되는 시점에서는 목포까지 1시간 이상 단축 가능해져 호남~대전을 왕래하는 이용객이 더욱 편리해지는 효과가 있어 두 지역간 경제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시는 2010년 11월 경부KTX 2단계 구간인 동대구 ~ 울산 ~ 부산을 개통시키면서 기존에 약 6년 동안 KTX가 경유해 왔던 밀양역, 구포역의 이용객을 고려, 1일 16~20회 존치해 오고 있고, 경기남부권 수요를 감안해 일반선 수원역에도 KTX가 정차하고 있는 이유를 근거로 제시했다. .
반면, 서대전역에 KTX가 경유하지 않을 경우 대전과 광주의 이동시간이 20분 이상 더 소요되는 등 사실상 공간적으로 호남-대전권이 호남-수도권보다 가까우나 시간적으로는 더 멀어지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용재 시 교통건설국장은 “30~40분이 추가되더라도 일반선을 이용해 KTX가 광주역까지 경유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광주시가 서대전역 KTX 경유에 대해서는 45분 추가 소요된다는 이유를 삼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모순된 논리”라면서 “정부가 신선과 기존선의 투-트랙 운행계획을 조기에 확정하고, 향후 수요변화에 따라 단계적으로 운행횟수를 조정해 최적화시키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이어 “3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역의 경우 1일 500명 이상의 군 관계자들이 KTX로 서울 용산에 있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및 전국 예하부대를 왕래하고 있다”며 “만약 KTX가 정차하지 않는다면 계룡역에서 용산역까지 왕복시간인데 약 2시간이 더 소요돼 국방행정의 효율성 제고가 필요한 현 시점에서 계룡역 KTX 미경유는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역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서대전역 경유에 한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성명을 통해 “만일 코레일이 사기업이었다면 수익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역을 그냥 지나치겠는가”라며 “경유 철회는 텅텅 빈 열차일지언정 빨리만 가면 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당은 이어 “대전에 호남출신 향우가 전체인구의 4분의 1로 약 4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그런 역을 지나지 말라는 것은 거창하게 지역발전은 그만두고라도 국민의 교통편의에 의한 행복추구권을 원천 박탈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도 성명을 통해 “지역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작금의 상황에서 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적으로 반대논리만 주장하는 것은 자칫 불필요한 갈등과 대립만 유발할 소지가 크다”며 “정부는 KTX 호남고속철도의 건설 취지를 살리면서도 노선결정으로 인한 각 지역의 상실감을 최소화하고 상생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대전 시민들도 “‘호남고속철의 서대전역 경유는 수도권, 충청, 호남이 모두 발전하는 상생의 가치로 당연하다”며 “다만 운행편수는 그 동안의 이용실태와 경제적 득실 등을 면밀히 분석해 계량화된 자료를 토대로 결정해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과 갈등을 조기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호남고속철 서대전역 경유’에 대해 KTX의 운행편수를 82회로 하고 이 중 18회를 서대전역을 경유토록 방안을 마련하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대전은 ‘50%까지 증회’ 입장을, 호남 및 충북은 ‘아예 경유하지 말라’고 서대전역 경유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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