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자동화기기(CD기, ATM)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1억2천만원 상당을 횡령한 원예농협 여직원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13일 자신이 담당한 입‧출금 업무처리 권한을 이용, 현금자동화기기에 현금을 정상 보충한 것처럼 허위로 전산을 조작해 억대의 돈을 빼돌린 전주의 한 원예농협 직원 A씨(30, 여)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전주의 한 원예농협지점에서 현금지급기 전산을 조작해 모두 60차례에 걸쳐 총 1억2,000여만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은행에 설치된 4대의 현금자동화기기에 전산상으로만 돈을 채워 넣은 것처럼 허위로 조작한 뒤 일부 차액을 빼돌려 가족 또는 지인 명의의 계좌로 1회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입금하는 방법을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렇게 빼돌린 돈을 지인들의 통장에서 자신의 통장으로 다시 옮겨 놓는 수법을 이용했으며 각종 감사에 적발되지 않기 위해 전산상 금액과 현금지급기에 보관된 금액을 맞춘 뒤 다시 되돌려 놓는 치밀함을 드러내며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하지만, A씨는 경찰 조사 및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심지어 "해당 은행에서 자신을 용의자로 단정하고 자백을 종용하는 등 사전에 동의 없이 계좌를 불법으로 조회한 이후 개인정보활용동의서를 제출받기도 했다" 며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하기도 했다.
 
한편, 전주지법 영장 전담판사는 13일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주의 한 원예농협은 지점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시재금 가운데 1억2천만원이 감쪽같이 사라지자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에 자체 진상조사를 의뢰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자 급기야 1월 29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건을 접수 받은 전주덕진경찰서는 곧바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폐쇄회로(CCTV)자료 및 자체 감사결과 보고서, 금융계좌 거래내역, 현금자동화기기 전산자료 등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해 자칫 미궁으로 빠질 수 있었던 사건의 베일을 벗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