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주부 심현지씨(33, 전주시 서신동)는 매년 이맘때만 되면 설 차례상 준비에 마음이 무겁다. 5개 나물에 과일, 산적용 고기, 유과 등 장만해야 할 제수음식만 20개가 넘는 데다 구입비용은 20만원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심현지 주부처럼 코앞으로 바짝 다가온 설을 앞두고 차례상 차리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 "전통시장" 을 주목하면 어떨까 싶다. 품목에 따라 대형할인점보다 최소 20%부터 최대 60%까지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전주지역 전통시장인 중앙시장과 모래내시장 및 인근 대형마트 등으로 잇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며 설 차례상에 올릴 13개 대표 품목의 가격을 비교하고 간접 구매해 본 결과, 재래시장에서 장만하는 것이 인근 대형마트에서보다 평균 33%가량 저렴했다. 이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시장 내 수육용 돼지고기(1㎏) 판매가격은 9,000원으로 마트(1만3,500원)보다 33.3%, 산적용 쇠고기(1㎏)는 17,000원으로 마트(25,000원)보다 32%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또, 과일류 역시 전통시장의 가격 경쟁력이 높았다. 제수용으로 알이 튼실한 사과(5개)는 시장에서 12,500원으로 마트(14,800원)에 비해 15%, 배(5개)는 시장에서 13,000원으로 마트(19,000원)에 비해 31.5%, 감(5개)은 시장에서 3,000원으로 마트(3,900원)에 비해 23% 저렴했다. 전주 모래내시장 한 상인은 "산지에서 시장까지 도착하는 물류 과정도 짧고 그럴듯한 포장이 없으니 저렴할 수밖에 없다"며 "가격만족도는 전통시장이 최고" 라고 엄지를 치켜들며 엷은 미소를 띄웠다. 올겨울 한파로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폭등한 나물류 역시 전통시장에서 더욱 저렴하게 판매됐다. 숙주(400g)의 경우 전통시장에서는 1,000원에 판매했으나 마트는 1,360원으로 36% 비쌌고, 시금치(400g)는 시장에서 2,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으나 마트에서는 같은 무게에 2,800원으로 판매됐다. 무(1개)는 마트에서 1,300원으로 시장(1,000원)에 비해 23% 비쌌다. 특히, 상인들의 품이 많이 든 고사리와 깐 도라지(400g)는 중앙시장과 모래내시장에서는 각각 3,800원~4,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대형마트는 11,000원~11,200원으로 각 63%, 64%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나 조사품목 중 가격 차이가 가장 컸다. 한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달 27~28일 전국주부교실중앙회를 통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각각 36곳을 대상으로 설 제수용품 27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에서의 설 차례상 준비비용(4인 기준)은 평균 20만8943원으로 26만3159원인 대형마트보다 5만4000원가량(20.6%)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