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정성으로 대하는 것이 곧 효이고 이는 곧 인성과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를 통해 가정과 사회가 편안해지고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앞으로, 효라는 가치가 강제화 될까봐 조금은 걱정이 앞서지만 인성부재가 우리 사회의 문제로 떠올라 걱정이 앞서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 ‘어버이날’의 근원을 살펴보면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무회의는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정했고 이 기념일은 17회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세태의 변화를 좇아 1973년 이름이 바뀌었고, 이때부터 ‘어머니+아버지’ 개념의 ‘어버이날’로 부르기 시작했다. 범국민적으로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미덕을 기르자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선물하는 풍습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국의 것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한다. 일설에는 1910년 미국의 한 여성이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교회 신도들에게 흰색 카네이션을 나눠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찌 됐든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 꽃이나 화분을 선물하는 풍습은 외국 생활문화의 영향이 크다. 그런 이유로 한때 ‘카네이션 대신 무궁화’를 제안하는 이도 있었다(1992년 5월8일, 한겨레신문). 최근에는 새누리당 장윤석 국회의원이 농촌진흥청 자료를 인용, 5월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때문에 장미와 카네이션 품종(씨앗) 구입비로 지불한 해외 로열티가 지난 3년간 무려 110억원이나 된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올해 어버이날에도 전국적으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렸다. 부안군 각 기관, 단체도 지역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다과를 대접하고, 경로잔치를 열어드리고, 효도편지를 전하는 일들로 채워졌다. 부안군자원봉사센터는 지난 8일 노인요양시설인 “은총의 집, 종합사회복지관, 노인요양원, (사)대한노인회 부안군지회 무료 급식을 이용하는 어르신”을 찾아 카네이션 300개를 가슴에 달아드리며 효 정신을 고취했다. 이번 카네이션은 민들레 가족봉사단과 함께 배워서 남주는 청소년봉사단 60여명이 휴일을 반납하고 만든 ‘카네이션’ 이어서 각별한 의미를 담아냈다. 특히, 민들레 가족봉사단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2015 부안마실축제’ 기간 동안 나눔 장터를 운영해 얻은 수익금(226,000원)으로 하서 로뎀 실버케어 요양시설 어르신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카네이션을 달아드려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효(孝)’의 문제가 그러하듯, 어버이날의 취지를 일회성 행사만으로 살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 날을 계기로 우리는 노인문제와 맞물린 청장년의 문제, 핵가족화에 따른 밥상머리교육과 공동체의식의 실종 등 사회적 역기능 요소를 순기능 요소로 바꾸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 땅의 어버이들이 과연 지역사회 및 나라와 다음 세대를 위해 나름대로 어떻게 기여해 왔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기성찰의 계기로 삼는 것이야 말로 한 송이 ‘카네이션’보다 더 값진 어버이날 선물이요 영원히 변치 않는 최고의 가치가 아닌가 말이다. 엊그제, 우리 부안 지역에서도 봄이면 활짝 핀 꽃들이 반겨주고 여름이면 시원한 나무그늘이 기다리고 가을이면 멋스러운 낙엽이 떨어지고 겨울이면 하얗게 눈 덮인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조건을 밑그림 삼아 지역 특색을 유감없이 담아낸 전국 최초 소도읍 거리형 축제인 “2015 마실축제”를 통해 군민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며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부디, 이제는 반목과 갈등을 넘어 진정 ‘행복한 군민, 자랑스런 부안’ 건설을 위한 모티브로 한데 어울려 화합과 번영을 일궈낼 주춧돌을 쌓아보면 어떨까 싶다. 우리 주변의 삶과 현장에서 절박하게 우러나오는 진실을 찾고 연구하는 실천으로 이어가야 하니까 말이다. 인구감소, 교육문제, 복지문제, 독거노인 증가, 육아보육 등등 병들고 아파하는 현장으로 뛰어들어 그들과 대화하고, 소통해 마음을 어루만지며 해결점을 찾아내는 진정 멋스러운 행정의 ‘카네이션’을 군민들은 간절히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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