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김 모씨(42)는 걱정이 태산이다.
추석 명절이 점차 다가오는데 3개월째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때 월급을 받지 못하면서 집안 살림은 점점 어려워지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뵐 엄두도 내지 못할 지경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직장으로 옮길 수도 없는 상황이고 요즘 들어 사는 게 무척 버겁기만 하다.
이처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전북지역의 체불임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등 근로자들의 피해가 잇따라 체불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한 만큼, 풍요로운 한가위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78억5,400만원이 체불돼 18억2,400만원에 대해서는 체불사업주를 사법처리했으나 현재까지 2억2,700만원이 청산되지 못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가량 체불임금이 해소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50인 이하 영세 제조기업과 건설업 및 일반직 분야에 근무하는 일부 근로자들은 ‘체불임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 사업장의 체불임금액이 1억원 미만이라는 점에서 무료법률구조서비스 지원 및 임금채권보장제도 등을 통해 구제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 고용노동지청과 자치단체가 임금 체불이 발생한 사업장을 방문, 지급을 독려하는 한편 체불 노동자에 대한 체당금 지급과 함께 700만원 한도의 생계비 대부를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체불임금의 주된 사업장인 건설현장 및 제조업 하청업체라는 점을 감안해 지자체와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 발주자 및 원수급자에 대한 하도급 대금 조기집행을 유도하는 한편 추석 명절 전에 체불임금이 지급 될 수 있도록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한 관계자는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지역 체불임금 사업장이 줄어들고 있지만 일부 사업장을 중심으로 체불임금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계비 대부지원을 통해 생활안정을 꾀하고 있다”며 이용을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추석 연휴가 20여일이 10월 중순, 순창군의 한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레미콘노동자 서 모씨(47)가 온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해 이틀 뒤 숨을 거뒀다.
서씨는 밀린 임금 830만원을 받지 못해 항의하다 끝내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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