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뜀박질로 왔다가 뜀박질로 가는 달이라고 했는데 어느덧 시월도 마루에 섰다.
하늘은 어제도 맑았고 오늘 또한 맑다.
설악산 단풍도 지난해 만큼 아름답고 지리산 단풍도 물들기 시작을 했다는 소식이 화면 가득하다.
하지만, 하늘이 참 곱다고들 하는데 감흥이 전혀 오지를 않는다는 사람들이 더 많다.
"어떻게 살지요" "어디 살고 살고 싶어서 사나요 죽지 못해 살지요" 시내버스 안에서 낮 모를 아낙네들의 대화 내용이다.
정말 갈수록 살기가 팍팍한 것 같다.
어제 일이나 오늘 일이 비슷비슷하게 이어지는데도 내쉬는 숨소리가 목에 찬다.
사람은 소망을 안고 사는 동안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견디고 살 수가 있다.
속는 것인 줄 알면서도 뻔히 알면서도 내일은 오늘보다도 났겠지 하며 사는 것이 인생살이 아니던가.
속 끓여 봤자 내 몸만 상하지 득 될 것 없다.
하늘이 갈수록 높아진다.
즐거움도 괴로움도 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마음이 즐거우면 종일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지만 마음속에 근심이 있으면 불과 얼마 안 되는 거리도 지친다.
시월에는 짐승들은 털을 간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기 위해서다.
짐승 털 갈듯이 마음 다 잡고 11월을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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