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사랑과 봉사"
[인터뷰] 코아그룹 이창승 회장 '사회봉사 귀감'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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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8/0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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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우리에게 필요 없는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가장 소중한 것을 나눠 가지는 미덕이라고 생각하며 실천할 따름이라고 설명하며 밝게 웃고 있는 이창승 코아그룹 회장.     © 김현종 기자
 
▲무료 급식의 일반적, 관행적 행태를 벗어나 결식 노인들에게 정성이 담긴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이창승 코아그룹 회장이 급식소를 찾은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현종 기자

하늘과 땅이 모두 내 것이 아니듯이 가진 것을 조금씩이라도 나눠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다면…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지난 10여년 동안 소외 계층들에게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드러내며 사랑의 웃음을 감추지 않고 있는 코아그룹 이창승(62) 회장의 사회봉사 환원 사업의 그 내막을 들여다본다. / 편집자 주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밑바탕은 더불어 사는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질서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봉사는 우리에게 필요 없는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가장 소중한 것을 나눠 가지는 미덕이라고 생각하며 실천할 따름이죠.”

"봉사활동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 자신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자기수련'이 아니겠습니까?”

전북 전주에 둥지를 틀고 있는 코아그룹은 기업 이윤을 사회봉사로 환원하는 사업에 앞장서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어려운 이웃과 늘 함께한다는 자세로 평생 동안 소외 계층을 돌봐온 이창승 코아그룹 회장(61).

그는 봉사를 하면서 지역 사회에서 얻은 수익은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회사 방침으로 삼아 기업인들과 시민들에게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역 굴지의 기업인이자, 교회장로이며 교육자이자, 언론인이자, 그리고 전직 전주시장이었던 그가 꿈꾸는 세상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다.

그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회장은 오늘도 기업이윤과 귀중한 시간을 아낌없이 할애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헌신과 봉사로 누군가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이 참 보람이자 진정한 삶의 의미”라는 게 그의 지론이자 행동철학이다.

이 회장의 사회봉사 환원 사업은 일시에 거금을 출연하는 일회성에 머무르는 방식이나 복지재단을 운영하는 형식이 아니고 매월 일정 부분의 기업 이윤을 지속적으로 착실히 수행하는 방식이다.

물론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에 있고, 발생한 이윤은 깨끗한 납세를 통해 사업보국을 한 후 일정 부분의 이윤을 나눠, 종업원과 지역사회에 고루 환원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실천해오고 있을 뿐”이라며 자신의 이 같은 행보를 애써 들춰내지 않았다.

다만 “사회 공헌 사업의 중심 역할을 담당 하겠다”는 남다른 의욕만을 보이고 있는 이 회장은 “복지 국가라고 말만 앞세울 게 아니라 적어도 소외계층들이 끼니를 거르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남다른 경영 철학의 실천은 소극적과 적극적인 행태 2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이 회장의 소극적 사회봉사 활동은 무료 급식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른 그의 활동범위는 매우 넓다.

우선 그가 8년째 운영하고 있는 ‘사랑의 급식소’를 찾아가 보면 그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의 일관됨을 한 눈에 엿볼 수 있다.

전주 리베라호텔 구내식당에서 이뤄지고 있는 무료 급식은 직원식 그대로 노인들에게 1인용 식판에 준비된 반찬을 담아 하나씩 놓아 드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밥과 국, 반찬 4가지, 돼지수육과 부추 겉절이 등 집에서 먹는 반찬보다 오히려 더 많아 현재까지 결식 노인 58만명, 1일 300여명 정도가 이곳을 찾을 정도로 반가운 곳이 아닐 수 없다.

이곳에서 제공되는 무료 급식은 여느 급식소와 다르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첫째로 무료 급식을 위한 무료 급식의 일반적, 관행적 행태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자신의 친 부모를 모시는 것처럼 하고 절대로 정부 양곡을 사용하지 말고 직원식과 동일한 메뉴를 정성스럽게 준비해 대접하라”는 이 회장의 방침이 그대로 묻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식 노인들에게 이곳은 다시없이 반가운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현장이기에 오전 11시가 조금 넘으면 아침을 드시지 않고 오는 사람들의 발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전주 코아 리베라호텔 옆 코아 아울렛 매장 구내식당을 이용하다가 3년 전부터 호텔 구내식당을 통해 8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1일 평균 300명 정도의 결식 노인들에게 정성이 담긴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의 식사와 조금도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이따금씩 그 자신 역시 노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이용한 노인 수는 대략 58만여 명에 이른다.

“하릴없이 시내를 배회하다가도 친구들과 시간이 되면 이곳을 찾아오지요.”

“아, 이곳에 오면 따뜻하고 정성이 담긴 밥을 그냥 먹을 수 있는데 참 고마운 일이지요.”

“보다시피 집에서 먹는 것보다 더 훌륭하잖아요?”

“이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갈 텐데 그걸 다 부담하는 걸 보면 그 회장님 참 대견하고 고마운 분이지요.”

“남들처럼 괜히 생색내고 시늉만 하는 그런 사람들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결식 노인들의 말에 주변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먼저 이렇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하나님께 늘 감사하지요. 사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지나친 경쟁 사회가 되다보니 항상 처지는 소외 계층이 생겨나요. 같은 공동체 일원인 이들에 대한 누군가의 배려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더 가진 사람이 챙겨야겠다는 소박한 생각에서 시작한 사업인데 노인분들께서 의외로 반응이 좋은 겁니다.”

“사실 나눈다는 건 즐거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기쁘다는 얘기죠. 봉사의 기쁨은 의외로 큰 겁니다.”라며 마치 순수한 감성을 지닌 아이들처럼 천진스럽고 해 맑은 웃음까지 지어보였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이 일에 대해 ‘선심성’으로 일부 오해도 있었지만 정성과 일관성이 유지되다보니 이제 그런 오해 같은 건 모두 가신 상태다.

이 회장이 운영하는 ‘사랑의 급식소’로 인해 매일 300여 명의 결식 노인들이 끼니를 굶지 않고 지낸다는 사실의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또 이 회장은 어려운 이웃들을 직접 찾아가는 위문 격려 역시 생활화돼 있다.

“그는 할 수만 있다면 그저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강조한다.

아무튼 그의 봉사활동은 대북사업까지 포괄한다.

이미 잘 알려진 한국복지재단의 통일서포터단장직 및 전북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북한 방문 시 어린이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 점이 가슴 아파 소속 단체 몇몇 독지가들과 함께 평양 빵공장을 설립, 1일 1만 개의 빵을 생산, 매일 1만 명의 결식 어린이들에게 먹이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 공헌도 역시 남다르다.

2번째로 이 회장의 적극적인 사회 봉사 활동은 새로운 기업을 인수하거나 창업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다.

“일자리를 잃고 불안해하는 가장이나, 한 부모 밑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후원하는 관행적, 형식적인 행위를 벗어나 진정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생활의 활력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복지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방향이라는 논리를 이 회장은 제시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수를 늘려왔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지만 일부 계열사 중 적자기업을 과감히 정리하지 않고 버티는 것도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

전북지역에 기업들이 활발히 유치되고 있는 실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 들어가는 현상을 늘 안타깝게 여기는 그다.

지금은 구조 조정 등으로 일부 줄어들긴 했지만 1년 전까지만 해도 그가 거느린 계열사 전체 직원 수가 무려 2천여 명이나 됐었다는 사실이 그의 일자리 창출 공헌도를 짐작케 하고도 남는다.

기독교 장로로서의 그의 삶 역시 특이할 만 하다.

사실 그의 모든 생각, 행동의 가치 기준은 하나님 말씀에 철저히 맞춰져 있다.

우선 순위를 하나님께 맞추고 산다는 얘기다.

새벽 기도로 시작해 낮에도 시간을 내 일부러 기도 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나님께 상의하되 하나님께서 원하지 않으시면 천금이 생겨도 그는 하지 않는다.

그의 철저한 이런 신앙생활이 그를 역사와 전통의 한신대학교의 이사장직을 맡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학교발전을 위해 그는 기도 뿐 아니라 재정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실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는 또 창간 6년째인 지방 일간지인 전북중앙신문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척박한 지역 언론 풍토에서 적어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는 신문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창간의 배경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연거푸 4년 동안 흑자를 기록,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도민을 주인으로, 진실을 생명으로, 사랑을 가슴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창간한 데서도 알 수 있듯, 그는 언제나 자기보다는 상대를, 그리고 진실 되게,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지면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전북중앙신문은 ‘사랑을 나눕시다’라는 테마로 연중 기획 일환으로 어려운 이웃돕기 실천에 앞장서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아무튼 그는 자신보다는 상대를, 그것도 어려운 처지의 상대를 위해, 즉 헌신과 봉사의 삶을 살고 있다.

그것도 아주 기쁜 마음으로, 신앙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식이 있을 수 없다.

이 회장은 “일부 공직자들의 경우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한정된 예산에 짜 맞춰 집행을 하려는 생각만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수요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더 더욱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경제적 마인드와 효과적인 일자리 창출과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각종 행정 업무에 대한 방향이 자치 단체장이나 정치권에 전달되더라도 단순 정적에 불과해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이제는 제도권으로 진입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이 회장의 말에 따라 경영 철학이 빛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변의 그에 대한 관심은 정치 활동의 재개여부다.

이를 묻는 질문에 그는 웃음으로 답변했다.

주변에선 그의 정치적 인맥, 역량 등을 이유로 어떤 형태로든 활동을 재개하지 않겠느냐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

사실 그의 정치적 인맥은 막강 화려하다.

이미 전주 초대 민선시장으로 당선, 시장을 역임한 바 있는 그의 정치적 역량에 대해선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는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며 그저 “하나님께서 인도 하시는 대로 가야 겠지요”라는 말로 대신했다.

사실 취재에 들어가기 전 혼돈스럽고 염려스러웠던 것은 혹시라도 그의 헌신적인 봉사가 조금이라도 정치적인 목적과 연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태도와 언행에서 진한 진정성 같은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런 감정들은 말끔히 사라졌고, 그 자리에 ‘역시 봉사의 삶이 참으로 값지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아무튼 이 회장의 간절한 염원과 경영 철학이 한데 어울려 제도권에서 뿜어내는 시원한 물줄기로 변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한여름 내려쬐는 땡볕 끝에 불어오는 바람이 되어 온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 전주 =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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