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의 의무 휴무일이 처음으로 적용된 전북 전주시내 롯데와 GS 등 SSM 18곳이 지난 11일 문을 닫았지만 대형마트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골목상권과 재래시장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매장면적 3,000㎡ 이상의 전주지역 대형마트 6곳은 상위법인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이 개정․공포돼야 의무 휴무가 가능해 반사적으로 하루 종일 손님들로 북적였고 전통시장은 꽃샘추위까지 겹치면서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을 뿐이다.
여기에, 재래시장 상인들 역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준비를 하지 못해 조례 시행 첫날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채소와 갈치 등을 구입하기 위해 전주시 서신동 한 SSM을 찾은 주부 최 모씨(38) 등 약 50여명의 소비자가 발길을 돌리며 “재래시장을 살리려고 문을 닫는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먼저 시장 역시 고객 편의를 위해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A씨(47)는 “SSM에서 물건을 구입할 경우 할인혜택과 함께 포인트도 쌓을 수 있는데 문을 닫는다고 거리가 먼 재래시장에 가서 물건을 구입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모래내 시장에서 야채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도 “1개에 700원하는 오이를 800원에 팔고 있는데 무슨 수로 더 싸게 팔 수 있느냐”며 “정작 할인을 하더라도 주차 및 여러 가지가 불편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재래시장 주변에 길게 늘어선 노점상과 문을 닫은 업소가 많았고 대부분 기업형 슈퍼들이 휴무 하루 전에 손해를 만회하는 차원으로 할인 이벤트를 펼쳐, 골목 상권 역시 반사 이익을 누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기업형 슈퍼마켓 의무 휴업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주시가 지난달 27일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공포한 ‘대규모 점포 등의 등록 및 조정 조례’에 따른 것으로 매월 둘째와 넷째 주 일요일에 휴업하도록 규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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