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물론,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고용에 관한 논의는 항상 있어 왔다.
하지만, 최근의 정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적이라는 점에서 거듭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지난 구제금융 시대의 그것보다 더 심각한 정황까지 내몰릴 수도 있다.
한반도 정치 상황이 지난 시절보다 나아지는 중에 사실 국민들은 상대적으로 정부와 국회 등 정치권에 경제 실조 의식이 만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됐던 지난 2008년 이후 취업자 수가 가장 적어 우리의 고용이 10 년 만에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이 같은 한국적 경제병증 속에 비단 야당만이 아니라 지금 국민들의 시선은 경기 하락의 세계적 그리고 국내적 시그널에 쏠려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7개 신흥국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을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 지목한다.
미국이 수입 물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세계 무역 장벽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부채비율이 높은 대기업 집단이 경영진의 이른바 '갑질'과 위법행위 등으로 사회적 물의까지 일으키며 기업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느 것 하나 밝은 소식이 없어 우울한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의 문이 다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나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는데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
두 정상은 이번 2차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를 거듭 확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한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높였다.
백악관도 2차 남‧북 정상회담직후 "미국의 북‧미 정상회담 사전준비팀이 회담이 열릴 때를 대비하기 위해 예정대로 싱가포르로 떠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내달 12일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전망한 뉴욕타임스 보도를 '오보'라고 일축하며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정상화시키면서 한반도의 불확실성은 상당부분 제거해 남북 관계도 한층 밝아졌다.
지난 24일 저녁부터 27일 아침까지 4일에 걸쳐 숨 가쁘게 이어진 남‧북‧미 외교대첩은 현재 한반도가 처한 비상 국면을 여실히 보여줬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6·12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서한 발표로 시작돼 전격적인 2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외교 사태는 전례 없는 것이었다.
국민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남‧북‧미 외교전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북한의 이례적이고 신속한 사과성 대화의지 피력에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6·12 북미회담 재추진 의사 표명으로 북미정상회담 성사의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취소라는 충격에 휘청거린 북‧미 관계가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는 숨 가쁜 곡절 끝에 다행히 제자리를 찾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요청에 화답하고 그 결과를 미국과 공유하는 등 발 빠른 중재 노력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려냈다는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
무엇보다 판문점선언 후속 조치로 남‧북 고위급회담을 오는 6월 1일 개최키로 한데 이어 군사 당국자 회담‧적십자 회담 등 부문별 회담을 추진키로 했다.
8·15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을 전후로 종잡을 수 없이 좌충우돌하던 한반도정세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남‧북‧미 3자의 드라마틱한 외교전을 통해 우리는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절감했다.
또 남‧북 당사자만으로는 한반도 정세안정과 평화구축이 쉽지 않다는 점도 확인했다.
남‧북이 이런 상황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언제 어떤 상황과 맞닥뜨릴지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시선은 멀리하고 시대의 변화와 정세를 조망하되 당면한 사태에 대한 치열한 담론과 실천적 노력과 구체적 행동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