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대학교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학생들의 연극 '돐날'의 한장면. / 사진제공 = 전주대학교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박선희 ©이용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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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대학교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 학생들이 서울에서 개최되는 연극계열전공학생들의 연극축제인 젊은 연극제에 ‘돐날’, 최지은 연출로 참가한다.
연극 ‘돐날’은 2002년 제10회 대산문학상 희곡 부문 수상작으로 당시 한국연극협회가 발간한 <한국 대표 희곡선>에 수록된바 있다.
이 작품은 2001년 극단 ‘작은신화’의 제작으로, 작가 최용훈이 연출을 맡아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초연된 후, 2001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의 ‘공연베스트3’에 선정됐고, 제38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 등 3개 부문을 석권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바 있다.
주요 내용은 386세대의 현실 조명하는 2개의 막과 에필로그로 구성됐다. 열정과 패기로 20대를 보낸 386세대가 사회에 진출해서 비루하게 살아가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조명한다.
1막은 돌날 잔칫상을 준비하는 여인네들의 왁자지껄한 수다로 된 후, 그녀들이 신세 한탄을 늘어놓는 사이 손님들이 도착한다. 그들은 대학에서 20대를 함께 보낸 친구들로 이제는 사업가, 하청업자, 판매상이 되어 있다.
모두 386세대를 표상하는 인물들이다. 지호에게 논문 대필을 청탁하는 성기, 초상화를 그려 근근이 생계를 이어 가는 경주, 경주를 겁탈하려는 지호에게서는 꿈 많고 이상도 높았던 청춘의 흔적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이 작품은 386세대가 기성세대로 자리 잡는 다양한 형태의 모습들을 현실감 있게 재현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지켜야 할 최후 보루인 정의, 평등, 자유마저 저버리는 실상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386세대가 스스로 존재 이유를 상실한 건 아닌지를 반문한다.
이상과 열정, 꿈과 희망이 사그라진 386세대의 아득한 현실과 과거에 얽매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재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희망으로 가득 찼던 20대를 지나 이들이 도착한 30대는 전세 값 몇 백 만원에 전전긍긍하고, 양육의 부담으로 아이를 지우거나, 돈으로 학위논문을 매매하는 현실을 그린다.
하지만 그런 삶 속에서도 20대의 부푼 꿈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채, 때로는 현실과 타협하는 자신을 조소하기도 하는 30대의 분열적 자화상이 펼쳐진다.
돌잔치라는 구체적인 배경 속에서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풍경이다. 그리고 그 속에 감춰진 사건들을 통해 우리들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적나라한 이야기를 가슴 먹먹한 우리의 현실을 실감한다.
한편 이 작품은 20세기 후반 연극계의 경향 주류가 기존의 거대 담론식 구조에서 일상생활을 반영한 사실주의로 선회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