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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진산칠석, 오작교로 잇다" 성황
세시풍속을 잇는 전통마을, 진산마을 칠월칠석 재현
이용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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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8/2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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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읍시 상교동 진산마을에서 세시풍속 재현사업 "진산칠석 오작교로 잇다" 칠월칠석 재현행사를 위해 마을 어르신들이 진산마을 시암제를 지켜보고 있다.      © 이용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전통문화의전당이 최근 전국 각 지역에서 진행되는 전통 세시문화자원의 계승을 위해 최종 지역 3곳을 선정한 가운데, 정읍시 정읍학연구회의 세시풍속, 칠월칠석 재현사업 진산칠석, 오작교로 잇다"가 지난 20일 전북 정읍시 진산마을 현지에서 진행됐다.

 

정읍학연구회가 이날 오전부터 궂은 날씨에도 야심차게 강행한 첫 재현사업 진산칠석, 오작교로 잇다는 과거 진산마을에서 진행되던 칠석행사를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 흩어져 있던 출향인과 가족들이 만나 마을 공동우물을 청소하고 올리던 시암제 재현 행사와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재롱잔치를 펼치는 공양 행사 형태로 진행됐다.

 

먼저 이날 오전 10시부터 1부 행사로 진행된 시암제 재현행사는 당초 정읍 세 지역에서 활동하는 3개 단체 풍물단원들 50여 명이 벌이는 대규모 풍물굿과 지신밟기 등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시암제를 앞두고 빗방울이 거세지자 최소한의 인원이 천막 안에서 사물놀이로 지신밟기를 대신하며 굵은 빗줄기를 피해 시암제를 올렸다.

 

 

▲  진산마을 시암제에 나선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이 전제를 지내고 있다.      © 이용찬 기자

 

또한 이날 시암제는 진산마을 남·녀 마을주민 모두가 꿇어앉은 가운데 지역 서예가 류승훈이 을미년 칠월칠석 농뫼 시암제 고축문을 낭독했다.

 

유 단군기원 사천삼백사십팔 년 세차 을미 칠월임술 삭초칠일무진 칠월칠석을 맞이하여 농뫼 시암제 기원인 일동은 심신간에 정심제계 하옵고 삼가 정중히 고하나이다.

 

백두산 천지 신령스런 생명의 물줄기아래 백두대간을 따라 힘찬 맥놀이하며 흘러온 청정수가 여기 노령정맥의 정심 정읍 농뫼 북두칠성 형국 대 길지 시암에서 원시반본 하는 자부심과 유장한 역사를 만들어 갈 희망의 책임감을 절감하여 청정수 분출로 발원하여 시암 속과 밖을 정제하오니 여기에 터전이루고 사는 생령들이시여 놀라지 마시고 잠시 비켜서 안정을 도모하소서.

 

정한 과일과 떡과 깨끗한 술과 안주를 정성다하여서 마련하여 겸손하고 정중하게 올리오니 백두산 천지이하 민족의 젓줄 청정수 맥놀이와 농뫼 시암 근원이시여 흔쾌히 하감하사 기꺼이 조감하시고 우리민족의 앞날과 우리 마을, 우리의 기원인 일동모두의 마음먹은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백의 힘을 한껏 내려 주옵소서.........”

 

고축문 낭독 이후 이 마을에서 오랫동안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왔던 죽산안씨 안성태 노인회장과 안병철 통장, 안성신 마을발전위원장이 초헌, 아헌, 종헌에 나서 술잔에 이어 4배를 올렸다.

 

 

▲ 진산마을 주민들이 과거 425년 전 성웅 이순신 장군이 이 마을에서 기거하며 마셨다는 우물(충의정)을 청소한 후 시암제를 올리고 있다.     © 이용찬 기자

 

 

뒤이어 마을 부녀회와 출향인, 외지 가족들의 4배가 이어졌지만 뒤이어 예정됐던 경로 위안 행사는 거센 빗줄기 속에서 오후 7시로 연기됐고, 장소 또한 과거 화려한 영화를 뒤로 한 채 쓸쓸히 그 자취만이 남아있는 공사중인 진산마을 영모재(근대문화유산 제213)의 한편을 빌어 어렵게 마련됐다.

 

 

▲  마을 부녀회원들이 4배를 올리고 있다.     © 이용찬 기자

 

 

하지만, 2부 행사로 마련된 어르신 위안행사는 공사 중인 영모재의 한편을 가린 흰 천위에 한국화가 심성희씨가 25현 가야금 반주에 맞춰 흔들리듯 오작교 위의 견우와 직녀의 상봉 그리며 고조되기 시작했고, 아티스트 서승아의 지신무와 채옥선, 김용란의 가야금 병창,춤의 기원을 의미하는 이귀선의 율려 춤이 이어지며 최고조를 이뤘다.

 

이어 기타리스트 김광석의 클래식 기타 연주로 "비 내리는 고모령, 홀로 아리랑, 목포의 눈물"등이 연주되자 비를 피해 영모재 행랑채 처마 아래에 있던 마을 주민들이 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겨 비와 함께 기타 선율에 맞춰 춤과 박수로 환호하며 호응하기 시작했고, 이어진 오산영씨의 흘러간 옛 노래가 이어지자 어울 한마당이 펼쳐졌다.

 

이날 행사는 밤늦도록 이어질 예정이었지만 굵어지는 빗줄기에 모닥불이 꺼지듯 긴 여운을 남기며 정읍학연구회가 야심차게 준비한 첫 세시행사 재현사업이 마무리됐다.

 

한편 정읍학연구회 김익두 회장은 진산마을은 충의의 표상인 기존의 충렬사인 유애사와 정읍의 기·예능을 가르쳐 전국에 전하던 예기조합이 위치해 있었던 전통문화와 세시행사가 풍부했던 마을이다면서 이후로 재현되는 세시풍속 재현 사업도 원칙대로 그 절기에 걸맞은 날짜와 시기에 맞춰 그 원형을 재현해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 사진으로 보는 진산마을 세시행사 재현사업

 

▲  장윤정의 가야금 산조와 한국화가 심성희의 오작교 퍼포먼스.     ©이용찬 기자

 

 

▲  한국화가 심성희의 오작교 퍼포먼스.     © 이용찬 기자

  

 

▲  아티스트 서승아의 지신무 한장면.     © 이용찬 기자

 

 

▲ 채옥선, 김용란, 이은숙 장단의 가야금 병창.     © 이용찬 기자


 

 

▲ 이귀선의 율려 춤 한장면.     © 이용찬 기자

  

 

▲ 기타리스트 김광석의 클래식 기타연주.     © 이용찬 기자

 

 

▲ 오산영의 흘러간 옛 노래.     © 이용찬 기자

 

 

▲  비를 피해 행랑채 앞에 앉아 경로위안 공연을 지켜보는 마을 노인회 회원들과 부녀회 어르신들.     © 이용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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