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531호로 지정된 "고창 봉덕리 고분군" 전경.   / 사진제공 = 문화재청     © 이용찬 기자

고창군 아산면 봉덕리에 있는 “고창 봉덕리 고분군”(高敞 鳳德里 古墳群)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31호로 지정됐다.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된 고분은 발굴조사가 완료된 1호분과 정밀지표조사, 정밀실측이 이루어진 2호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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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맞닿아 있는 1호분과 2호분은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육안으로도 그 형태가 뚜렷이 확인된다.

특히, 동서 약 70m, 남북 약 52m, 최고 높이 약 9m에 달하는 1호분은 전북 지역 최대 규모의 분구묘(墳丘墓)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분구묘는 평지 또는 구릉 위에 조성되나, 봉덕리 고분군은 자연구릉의 경사지를 깎아 땅을 고른 후 방대형(方臺形, 네모진 평면에 윗면이 평평한 형태)으로 기본 형태를 조성하고, 그 위에 석실(石室)을 만든 뒤 흙으로 봉분을 쌓았다.

그리고 1호분과 2호분의 경계지점은 대규모 자연구릉을 굴착해 조성한 고분 축조방법은 영산강 유역을 비롯 마한, 백제지역에서는 현재까지 확인된 적이 없는 매우 독특한 사례다.

발굴조사 당시 1호분의 분구 내에서는 석실, 옹관, 석곽 등 다양한 매장시설이 발견돼 영산강 유역에서 확인되는 마한 분구묘의 전통성을 잘 유지하고 있는 고분으로 평가된다.

특히, 4호 석실에서는 화려함이 돋보이는 금동 신발과 함께 중국제청자반구호(中國製靑磁盤口壺), 소호장식유공광구호(小壺裝飾有孔廣口壺) 등 다량의 유물이 출토돼 봉덕리 고분군의 축조세력이 당시 고창지역의 최상위 계층임을 알 수 있다.

묘제(墓制)의 양상과 출토 유물 등으로 판단할 때 고창 봉덕리 고분군은 5세기를 전후한 시기의 백제 중앙과 지방과의 관계는 물론, 당시 중국‧왜 등과의 대외 교류를 포함한 국제관계를 살펴볼 수 있어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 되고 있다.

한편, 전북도는 앞으로 고창군 등과 협력해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된 “고창 봉덕리 고분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시행할 계획이다.

총 4기의 분구묘(墳丘墓)로 이루어진 봉덕리 고분군은 1998년 지방도 확‧포장 공사를 진행하던 중 우연히 발견된 분구묘로 도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 분구묘(墳丘墓) = 미리 흙이나 돌을 이용하여 봉분과 같은 분구를 조성하고 그 위에 매장시설을 만드는 무덤양식.

중국제청자반구호(中國製靑磁盤口壺) = 중국제 청자로 된 주둥이가 접시처럼 생긴 항아리.

소호장식유공광구호(小壺裝飾有孔廣口壺) = 작은 항아리로 장식된 구멍 뚫린 입 넓은 항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