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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평창 北참가' 애걸은 NO
김현종 전북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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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0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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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게 기다리던 장마가 드디어 시작됐다.

 

전국이 장마권에 들어 가뭄에 목말라 있던 대지에는 단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다.

 

그동안 가뭄이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하천에서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밭작물들은 열매를 맺어 보지도 못한 채 타들어갔다.

 

논농사 피해도 극심했다.

 

모두 마른하늘을 쳐다보면서 발만 동동 굴렀는데 이제 해갈될 것 같아 한시름 놓이는데 며칠 전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추진 운을 뗐던 문재인 대통령이 또다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협조를 당부하며 밀어붙일 태세라 걱정이 앞선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만약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면 올림픽 정신 고취에 기여할 뿐 아니라 우리 지역과 세계평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바흐 IOC 위원장은 "IOC 차원에서 최대한 돕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전북 무주에서 개최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WTF) 개막식 축사에서 문 대통령은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평창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참가가 평창올림픽 붐 조성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남북 관계 개선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애걸복걸하는 식의 과도한 행태는 스포츠 정신에 어긋날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 전선을 한국 정부가 앞장서서 약화시키는 셈이 아닌가.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한 북한 선수들을 정치적으로 배려해 참여시킬 경우 평창동계올림픽만 바라보고 몇 년째 피땀 흘린 국내 선수들에 대한 역차별도 우려된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는 기술적 문제가 수두룩하다.

 

'북한 마식령 스키장을 올림픽 훈련장으로 사용하겠다'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발상 역시 지면을 빌어 지적하고 싶다.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 위반 시설을 홍보해주는 셈이고 간접적 현금 지원이 이뤄질 것이며 더 심각한 문제는 북한이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며 한국의 이런 저자세를 활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장웅 북 IOC 위원은 3"스포츠로 남북 관계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는 천진난만한 생각"이라고 조롱했다.

 

이것은 바로 스포츠 교류에 앞서 5·24조치 등을 해제하라는 요구로 해석되는 만큼, 정부는 더 이상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나 단일팀 구성 등에 매달리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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