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93년 10월 10일 오전 9시 40분께 높은 파도와 거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전복된 서해 '훼리호'가 사고 해역에서 인양되고 있다. © 김현종 기자 | |
전북 부안군 위도 파장금항에서 진리 방향으로 향하는 해안 언덕 280평에 건립된 높이 7m·너비 8m 위령탑은 '이 세상에서 안전 불감증이 사라지기를 기원'하며 그날의 참사 현장을 넌지시 지켜보고 있다.
1993년 10월 10일 일요일 오전 10시 10분 부안군 위도면 파장금항을 출발한 직후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을 못 이겨 침몰한지 21년, 희생자 292명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가 10일 위도면 진리마을 위령탑 앞에서 엄숙히 열렸다.
이날 위령제에는 김종규 부안군수와 임기태 부안군의회 의장을 비롯 지역 내 각급 기관 단체장과 유가족 및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헌화·분향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 김종규 부안군수가 허망하게 생애를 마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헌화·분향한 뒤 머리 숙여 명복을 빌고 있다. / 사진제공 = 부안군청 홍보계 최광배. © 김현종 기자 | |
김종규 부안군수는 추모사를 통해 "20여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지만 유가족들에겐 그때가 오늘인 듯이 순간순간 아파왔을 것"이라며 "가신 영령들의 명복을 빌면서 유가족 여러분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말을 올린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 군수는 "슬픔은 결코 훈련될 수 없고 설령 반복되더라도 익숙해질 수 없는 만큼, 두 번다시 가슴 저린 통곡 소리가 부안지역에 울려 퍼지지 들리지 않도록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93년 10월 10일 오전 9시 40분께 362명의 승객을 태워 초만원을 이룬 서해 '훼리호'가 파장금항을 떠나 격포항으로 향하던 중 높은 파도와 거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전복·침몰해 292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58명의 위도면 주민이 포함돼 있었다.
희생자 대부분 주말을 이용해 바다낚시를 즐기러 온 낚시꾼들로 구명조끼 등을 제대로 입지 못해 희생자가 크게 늘어나 온 국민은 경악에 빠졌다.
부안군은 1995년 사고해역이 정면에서 보이는 위도 진리 연못 끝에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탑을 건립하고 매년 10월 10일 허망하게 생애를 마친 영령의 명복을 빌기 위해 위령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각계의 성금 등으로 건립된 위령탑 밑판 위 아취형 판석(해와 달·봉분 등을 상징) 뒷면에는 "우리 모두의 정성을 모아 진혼의 탑을 세우는 것이니 부디 태양빛을 받으며 안식의 보금자리를 오롯이 펼치어 고이고이 잠들기를 바라는 바이다"라는 추도의 마음을 담아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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