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부안경찰서 서림지구대 직원들이 보일러 기름통과 LPG 가스통을 침착하게 분리한 뒤 열기가 뒤덮지 못하도록 물을 뿌리고 있다. / 사진 = 부안읍 동진면 내기리 A씨 제공 © 김현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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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찰이 신속한 현장대응태세를 유지한 결과 화제현장의 "골든타임"을 확보해 귀감이 되고 있다. 이른바 '골든타임'을 확보한 배경을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지난 7일 오후 8시 59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북 부안경찰서 서림지구대 2팀장인 김영재 경위는 부안소방서로부터 동진면 내기상리길 주택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한통의 전화를 받고 인근 지역 순찰차에 지령을 내려 소방차가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해당 교차로에 대한 교통정리를 지시하는 등 5명의 팀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순찰차에 탑승한 뒤 사이렌을 울리며 약 2분 만에 화재 현장인 동진면 내기리 조 모씨(69, 여)의 집에 도착하자 이미 화염과 불길이 확산되고 있었다. 다행히 집안에 사람이 없다는 말을 전해들은 문성식 경위는 자칫 불길이 옆집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다급한 마음에 대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담을 넘어 들어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 집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박 모씨(74) 부부를 깨워 안정시키며 침착하게 신속히 대피시키는데 성공했다. 그사이 불길은 주택 전체를 삼킬 정도로 거세졌고 건물 유리창은 열기로 깨져 쏟아지기 시작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단 하나의 일념으로 뭉친 또 다른 직원 4명은 화염과 함께 불길이 거세게 치솟고 있는 상황에 온몸을 던져 보일러 기름통과 LPG 가스통을 침착하게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직원들은 이어, 더 이상 열기가 기름통과 가스통을 뒤덮지 못하도록 물을 뿌리는 등 역할을 나눠 화재 발생 지역 부근에 있던 주민들이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동안 말 그대로 굵은 땀방울이 어느덧 흥건하게 온몸을 적셔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서림지구대 직원들이 이렇게 6분간의 긴박한 시간을 흘러 보낸 뒤 저 멀리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해 진화에 나섰지만 스레이트 지붕에 칼라강판을 덧씌운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2개동으로 건축된 약 80제곱미터 주택은 완전히 전소됐다. 이날, 부안경찰서 서림지구대 직원들의 활약상을 지켜본 주민들은 "만약 경찰관들이 빨리 도착해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불길이 옆집으로 옮겨 붙어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 했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 등 당시 화제 현장을 담은 사진"을 본보에 제보했다. 한편, 조 모씨(69,여)는 "이날 마을회관에서 지인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집에 도착해 방문을 열어보니 천정 쪽에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아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부분 화재의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는 산소가 부족해 불길의 확산이 더디지만 할머니가 방문을 개폐하는 순간 공기가 유입되면서 순간적으로 확산돼 전소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다행히 집 안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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