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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질랜드의 아름다운 전통을 찾아…
반라 차림으로 춤을 추는 '움랑가' 국가 최대 행사
신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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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9/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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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스와질랜드Kingdom of Swaziland의 국가 최대행사인 "갈대 축제"에 참여한 98,000여명의 미혼 여성들이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2~3m 높이의 갈대를 들고 춤을 추고 있다.     /  자료 및 사진제공 = 국제청소년연합(IYF)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만지니 지부장 강태욱     © 신석진 기자


 

▲  국왕에게 충성을 표현하는 대 민족 축제에 참석한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현(現) 국왕 음스와티 3세.  /  자료 및 사진제공 = IYF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만지니 지부장 강태욱     © 신석진 기자

 

 

 

 

소녀티를 벗지 못한 앳된 얼굴에서부터 한껏 물오른 미모를 자랑하는 수만 명의 검은 처녀들.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2~3m 높이의 갈대를 들고 반라 차림으로 춤을 춘다.

 

아프리카 스와질랜드Kingdom of Swaziland의 국가 최대행사인 '갈대 축제'의 모습이다.

 

최근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국내에 잘 알려진 스와질랜드의 갈대 축제 "움랑가"(Umhlanga)1940년 시작한 이래 매년 8월에 1주일간 개최되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29(현지시간)까지 열린 올해 축제에는 약 98,000여명의 미혼 여성들이 참가했으며 전 국민이 국왕과 국모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결혼 전 순결을 지킨 소녀들을 격려하는 이 행사는 스와질랜드의 오랜 문화이자 역사다.

 

하지만, 최근 움랑가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기도 하다.

 

그 논란의 중심에는 움랑가의 절대 권력을 가진 국왕의 전근대적 발상의 산물이라는 시선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선으로 젊은 소녀들을 위한 국가 행사인 움랑가를 왕비를 간택하기 위한 왕을 위한 잔치로 바라본다.

 

스와질랜드는 기본적으로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왕권국가며 현() 국왕 음스와티 3Mswati(48)1986년 즉위한 이래 현재 14명의 왕비를 두고 있다.

 

실제로 행사 중간에 참가자들은 왕비로 간택되는 행운(?)을 얻기도 하지만 극히 제한적이며 이 또한 이미 결정된 결혼의 약혼식 같은 성격이 크다.

 

스와지 국민들은 매년 8월을 학수고대한다.

 

에이즈 감염률 약 35%, 평균 수명 53세인 이 나라에서 움랑가는 순결을 지키고 건강하게 성장한 소녀들을 온 국민이 격려하고 화합하는 장()이자 국가와 국왕에게 충성을 표현하는 대 민족 축제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축제는 국민들의 삶에 소중한 가치와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에이즈 왕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 수만 명에 달하는 여성 참가자들은 '처녀'라는 축제의 참가 조건을 갖추기 위해 순결한 성()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그들의 부모 역시 삶을 위협하는 에이즈로부터 안심하며 자녀들을 양육할 수 있다.

 

수도 음바바네에 거주하는 19세 참가자는 "축제에 참가하는 것은 스와지 소녀들에게 정숙한 여인이 되었다는 상징입니다,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순결을 지키는 것과, 우리 고유의 문화를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게 됩니다, 왕과 왕비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매우 기다려집니다"고 참가 소감을 피력했다.

 

국가 차원의 경제적 효과도 크다.

 

갈대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이 스와질랜드를 찾는다.

 

천연자원인력기술 등 사회·경제적 자원이 빈약한 내륙 국가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올해 행사에는 남부아프리카정상회담(SADC)과 일정이 겹쳐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 및 관계자들이 함께해 축제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바야흐로 세계화 시대다.

 

각 문화권의 고유성이 사라지고, 일원화(一元化)되어 가고 있는 이때 110만여 명의 스와질랜드 국민들은 자신들의 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그것을 지켜나가고 있다.

 

스와지 민족 고유의 전통을 '비문명적'혹은 '전근대적'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쁨과 즐거움자부심으로 자신의 문화를 대하는 이들의 자세에서 다른 사회와 문화더 나아가 다른 이들을 이해하는 우리의 시선(視線)은 어떠한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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