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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 마늘밭 110억 실체 집중분석
사건발단․돈 출처․범죄수익금․경찰수사 의혹 등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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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4/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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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에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을 묻어 두었다가 110억7,800만원이 경찰의 수사에 덜미가 잡혀 국고로 환수됐다.

전북 김제경찰서는 12일 교도소에 수감 중인 처남 a씨(44)로부터 이 돈을 묻어달라는 부탁을 받은 이 모씨(53․전주시 덕진구)를 붙잡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압수한 돈을 검찰에 선 송치했다.

이씨는 처남 a씨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5월 도박개장 등 혐의로 현재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는 큰 처남 b씨(48)에게 돈을 받아 사들인 밭에 10여 차례에 걸쳐 땅에 묻고 조경 소나무와 매화나무․마늘․상추․껫잎 등을 심어 위장하는 수법으로 컨테이너까지 설치해 관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지난 2일 4억원을 꺼내 2억9,000만원을 사용하는 등 경찰의 수사에 대비 미리 일부를 캐내 자신의 아들(25)에게 10억원까지 맡겼으며 사용하고 남은 1억1,000만원을 집에 설치한 금고에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씨는 자신의 이 같은 행위를 다른 사람에게 덮어씌우려고 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 경찰이 3일간에 걸쳐 범죄수익금을 찾아낸 장소     © 김현종 기자


 

▲사건발단: 밭에 묻어둔 뭉칫돈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일체가 드러났다.

최근 돈을 묻어둔 밭 근처에서 조경 작업을 했던 중장비 운전기사 안 모씨(52)가 일부를 가져간 것으로 오인, “지난해 9월 김치통에 담아 땅에 묻어둔 17억원 가운데 7억원이 사라졌다, 작업 중 이 돈을 보지 못했느냐”고 승강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억울함을 느낀 안씨의 신고로 사건 전모가 드러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난 8일 7억원 가운데 3억원을 밭 인근 주변에서 찾아내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지만 뭉칫돈의 출처에 의심, 이씨를 추궁한 끝에 범죄수익금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1차로 김치통에 나눠 묻어둔 24억1,5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하지만 밭에서 찾아낸 액수와 이씨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것에 의심을 품고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굴삭기를 동원, 990㎡의 밭에 대해 야간 수색 작업을 벌인 끝에 추가로 86억6,000만원을 발견, 총 110억7,800만원을 찾아내 모두 국고로 환수했다.

 

▲ 전북 김제경찰서 문대봉 수사과장이 전북경찰청 기자실을 찾아 출입기자들에게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인 범죄수익금 110억7,700만원을 처남에게 넘겨받아 플라스틱 페인트통과 김치통 24개에 나눠 마늘밭에 묻어둔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현종 기자


▲돈 출처: 경찰이 마늘밭에서 찾아낸 110억원의 현금은 이씨의 처남 형제가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통해 범죄수익금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들 형제는 홍콩에 서버를 두고 중국 청도에 콜 센터와 유저관리 사무실을 차려놓고 2008년 1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포커․바둑․맞고 등의 인터넷 도박판을 개설, 환전 대가로 판돈의 12.3%를 챙기는 수법으로 1,500여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려 이 가운데 170여억원을 수익금으로 챙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처남 형제는 도박개장 등 혐의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5만원권으로 바꿔 프라스틱 페인트통과 김치통 27개에 나눠 매형인 이씨에게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밭에 묻어 관리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 경찰이 지난 12일 굴삭기를 동원, 정밀 수색한 결과 5만원권 27장과 일부가 찢어진 상태로 1,360만원이 추가로 발견됐다.     © 김현종 기자


▲독 버섯 처럼 번지는 도박 사이트 : 포커나 고스톱으로 시작한 인터넷 도박은 날이 갈수록 진화해 해외에 서버를 둔 블랙잭․포커․바카라 등 카드게임부터 슬롯머신과 룰렛까지 각종 불법 행위가 성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류 역시 다양해 이른바 ‘휠게임’을 비롯 ‘경마’와 ‘스포츠토토’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수법 역시 날로 진화되며 음성화로 치닫고 있다.

더 더욱 배팅 역시 3,000만원까지 최고 배당금액인 ‘잭팟’도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도박자금이 주로 대포통장으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오는 7월까지 인터넷 도박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는 한편 해외에 서버를 둔 도박 사이트의 경우 국제 공조를 통해 운영자를 붙잡는데 수사력을 집중키로 했다.

 

▲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을 묻어둔 전북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에 윛치한 이 모씨 소유의 밭에 대해 경찰이 굴삭기를 동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 김현종 기자
 

▲경찰수사 의혹: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씨가 경찰 조사에서 밭에 묻어둔 돈의 액수에 대해 110억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압수한 돈이 110억7,800만원에 이르는 등 지난 12일 추가로 1,360만원 가량을 찾아내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

특히, 지난 8일 중장비 운전기사 안씨와 승강이를 벌인 끝에 관할 지구대 경찰과 함께 현장을 확인한 결과 사라졌다는 7억원 가운데 누군가 3억원을 허술하게 쓰레기 더미에 가져다 놓아 발견된 부분 역시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 전주 =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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