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밭에서 발견된 범죄수익금 가운데 일부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돈을 찾기 위해 경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자칫 공염불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 김제경찰서는 지난 8∼11일까지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이 모씨(53․구속)의 밭을 정밀 수색해 110억9,299만원을 찾아내 국고로 환수했다.
하지만 사건 초기에 발견된 3억원과 이미 사라진 4억원에 대한 경위를 정확히 밝혀내지 못한 ‘수사력 부재’와 돈을 찾기 위해 굴삭기를 동원하는 과정에 숨겨진 김치통이 파손돼 일부가 땅에 묻혔던 것으로 드러나 ‘치밀하게 수색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수사 착수 직후 누군가 훔쳐간 돈의 일부를 되돌려놓은 것으로 보이는 3억원짜리 돈뭉치가 마늘밭 쓰레기 더미에서 말 그대로 엉성하게 발견됐지만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11일 경찰이 3시간 동안 정밀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5만원권 272매(1,360만원)가 흙더미 속에서 추가로 드러나는 등 일부는 찢어진 상태로 발견됐다.
특히 이씨가 경찰 조사를 통해 “처남에게 돈을 건네받아 여러 차례에 걸쳐 밭에 묻었을 뿐 자신은 정확한 액수는 모른다”며 변호사를 통해 “7억원이 사라졌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지만 이 부분 역시 명쾌히 밝혀내지 못해 수사력에 대한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치밀한 수사보다는 본인 진술을 마치 결과인 것처럼 성급하게 발표하고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설명하는 등 말 바꾸기로 일관하며 정점에 달한 시점에 일부 수사 과정을 여과 없이 노출시킨 책임 역시 회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뭉칫돈에 대한 의심을 품고 이씨를 추궁한 끝에 범죄수익금이라는 사실을 밝혀내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땅속에 묻힌 김치통과 자동차트렁크 및 금고에 숨겨놓은 110억7,800만원을 찾아내는데 성공했지만 잇따라 제기된 의혹을 풀지 못해 미완의 쾌거로 기록될 것으로 분석돼 향후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경찰은 5만원권에 묻어있는 지문을 감식하는 한편, 불법도박장 운영 수익금이 1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행방이 묘연한 50억원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 전주 =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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