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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패션디자이너 꿈 위해 모교에 7천만원 기부
전주대 패션산업학과 '박경립 꿈 이룸 장학금' 이름 붙여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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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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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천성 1급 시각장애를 가진 40대 후반의 학부모가 패션디자이너를 전공했던 딸의 모교에 딸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가슴 뭉클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 패션디자이너가 꿈이었던 딸아이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아픔을 가슴에 묻은 박종률씨(49‧오른쪽)가 지난 27일 전주대 이호인(왼쪽) 총장과 함께 "제1회 박경립 꿈 이룸 장학금" 전달식을 갖고 있다】                                                                   / 사진제공 = 전주대학교     © 김현종 기자


 

 

 

"딸 아이는 가슴에 묻었지만 패션디자이너 꿈만은 묻을 수가 없었습니다."

 

후천성 1급 시각장애를 가진 40대 후반의 학부모가 패션디자이너를 전공했던 딸의 모교에 딸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가슴 뭉클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로 재직하고 있는 박종률씨(49)가 전주대를 찾아 이호인 총장에게 "자신의 딸이 이루지 못한 꿈을 학과의 다른 아들과 딸이 이룰 수 있도록 매년 100만원씩 5명의 학생들에게 10년간 기부를 하기 위해 7,000만원을 기탁하게 됐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박씨는 특히 "전주대 패션산업학과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정말 자랑스러운 딸이었고 못다 이룬 꿈을 이뤄주고 딸의 발자취를 동기와 후배들이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박씨는 "남은 돈 2,000만원은 패션산업학과 실습을 위한 재봉틀과 실습기자재 구입에 사용해 줄 것"을 당부한 뒤 "자신은 그동안 외동딸을 인생의 전부로 살아왔으며 패션에 대한 딸의 꿈을 차마 저버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주대 패션산업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씨의 딸은 지난 8월 지병으로 갑자기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깨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으며 고인이 된 경립 양의 꿈은 패션디자이너였다.

 

경립 양은 어릴 적부터 유독 옷과 재봉틀을 좋아했으며 중고교 시절에도 스스로 옷을 수선하거나 친구들에게 만들어 줄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고 대학 진학 역시 패션 전공으로 삼을 정도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결과,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등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이었다.

 

전주대 패션산업학과 박현정 학과장은 "항상 맨 앞 중앙에 앉아 수업에 집중했고 실습 시간에는 질문이 많을 정도로 열정이 가득했으며 모든 부분에서 예쁘고 사랑스러운 학생이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전주대는 박씨가 기탁한 발전기금을 '박경립 꿈 이룸 장학금'으로 명명하는 등 3학년 1학기를 마친 경립 양 친구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렵지만 전공 학업에 의지가 높은 5명을 선발해 지난 27일 "1회 박경립 꿈 이룸 장학금"전달식을 가졌다.

 

전주대는 또 패션산업학과 실습실과 기자재에 '박경립'양의 이름을 새겨 다른 친구와 후배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등 박씨의 학교에 대한 사랑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도록 간직하는 동시에 20212월 학위수여식에서 본과 졸업생들과 함께 고 박경립 학생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는 계획이다.

 

장학금 전달식에는 딸아이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아픔을 가슴에 묻은 박종률씨가 직접 참석해 딸의 친구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해 각별한 의미를 담아냈다.

 

전주대 이호인 총장은 "자랑스러운 딸을 잃은 큰 슬픔과 아픔을 딛고 후배 패션디자이너를 위해 큰 뜻을 베풀어 주신것에 전주대 가족을 대신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고 박경립 학생의 부모님께서 베풀어 주신 따뜻한 정성을 담아 학생들이 미래를 설계하고 사회의 대들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소중하게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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